[풋볼리스트=영국 가디언(특약)] 풋볼리스트는 영국의 권위지 ‘가디언(Guardian)’이 제공하는 ‘2018러시아 월드컵’ 32개팀 프리뷰를 다음카카오를 통해 독점 공개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 대표팀을 밀착 취재한 각국 전문가가 쓴 '월드컵 프리미어'는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데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키플레이어: 최전방 공격수를 꿈꾸던 소년, GK 우조호
12살의 프란시스 우조호에게는 작은 꿈이 있었다. 축구 선수 중에서도 중앙 공격수가 되어 멋지게 득점을 뽑아내고 영웅이 되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루어졌다면 그의 꿈은 이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어린 선수들이 경험하듯, 각종 조언들은 꿈을 꺾기도 한다. 그는 최전방에서 활약하기에 너무나 느렸다. 당시 그를 가르치던 은사는 현실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다른 꿈을 줬다. 가능한 해결책은 우조호 자신에게 있었다. 공격수에게는 조금 어색한 긴 팔로 골문을 지키는 것은 어떨까?

많은 이들에게 그리 멋져 보이지 않는 포지션이다. 특히 나이지리아의 유소년 선수들에게는 필드에서 조금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골문을 지키곤 했다. 자신이 특정 포지션에서 가졌던 꿈을 버린 이들이 공간을 채우는 곳이 바로 골키퍼의 포지션이었다. 7년 후 우조호는 슈퍼이글스의 최고 수문장이 되어 월드컵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이에 앞서 우조호는 라리가에서 가장 어린 외국인 수문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우조호는 자신의 포지션을 변경한 후에 불평불만을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속한 작은 클럽에서 골키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의 과정을 밟았다. 어떻게 몸을 던져야 하는지 말이다. 몇 년 후 그는 카타르의 아스파이어 아카데미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한 기업이 진행한 토너먼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고, 50여 명의 경쟁자를 이겨낸 결과물이었다. 

이후 우조호의 길은 순탄했다. 결국 우조호는 처음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았다. 바로 아버지다. 우조호의 아버지는 그가 축구를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버지의 뜻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을 받았다. 보수적인 교육관을 가지고 있던 아버지는 우조호가 축구에서 실패할 경우 옳지 못한 길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사실 우조호는 어린 시절부터 핸드볼과 농구에서도 재능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스포츠 전반에 재능이 있었다.

아버지는 우조호의 성장에 만족했다. 그리고 믿음은 강해졌다. 2016년 데포르티보라코루냐가 우조호에게 관심을 보였고, 스페인에 진출했다. 물론 운도 따랐고 결국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되는 행운을 누렸다. 2013년 나이지리아의 20세 이하 대표팀의 청소년 월드컵, 17세 이하 대표팀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당시만 해도 우조호에게는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세 명의 다른 골키퍼들이 연령 검증을 위한 MRI 증명 과정에서 탈락했고 우조호에게 기회가 왔다. 행운이 따랐던 것이다.

우조호는 자신에게 따랐던 행운을 기적이라고 말한다. 청소년 대표팀이 본선에 이르기까지 팀 근처에도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팀이 본선 진출권을 획득할 때 까지 나는 팀에 있지도 않았다”며 “나보다 앞선 골키퍼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들이 뽑히지 못하는 상황이 왔고, 나에게 기회가 왔다. 예상도 못했던 순간이다. 대표팀에 가서 테스트를 봤고, 발탁됐다. 기적이었다” 우조호의 말이다.

그로부터 5년 후, 나이지리아의 어린 영웅들이 다시 뭉쳤다. 조금은 슬픈 소식도 들렸다. 울버햄프턴에서도 활약했던 골키퍼 칼 이케메가 급성 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슬픈 일이지만 우조호에게는 기회였다. 빈센트 엔예마까지 부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조호는 당시 데포르티보에서 단 두 차례 성인 무대 선발 출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대표팀에서 곧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 10월, 우조호는 18세 11개월 17일의 어린 나이에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아이러니한 것은 우조호의 우상이 엔예마라는 사실이다, 엔예마가 내리막을 걷고, 우조호가 기회를 잡았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다니엘 아크페이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우조호는 경기 중 교체되어 그라운드에 올랐다. 조용하지만,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나이지리아의 게르노트 뇌르 감독은 우조호를 위해 데포르티보까지 전담 골키퍼 코치를 파견해 성장을 도왔다. 우조호눈 이후 몇 차례 나이지리아의 골문을 지켰고,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마치 그의 우상 엔예마가 했던 것 처럼 말이다. 19살의 나이에 나이지리아의 든든한 기둥이 수문장이 되었다.

뇌르 감독은 “프란시스 우조호는 이번 월드컵에 다양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적어도 두 명의 든든한 골키퍼가 필요하다”며 “나이지리아에서 세 경기를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크로아티아와의 첫 경기에 나설 수도 있다. 러시아에서 그가 성정할 것이라는 긍정적 의견을 가지고 있다”며 기대를 내미쳤다.

어쩌면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우조호는 빛날 수도 있다. 장신을 이용한 크로아티아의 제공권을 막아내기 위해 수비수들과 함께 몸을 던질 것이다. 높은 슈팅을 막아내는 능력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전술 분석
2016년 게르노르 뇌르 감독이 팀을 맡은 후 나이지리아 국가대표팀은 헌신적으로 변모했다. 선수단의 정신적인 부분까지 새롭게 태어났다. 모든 것을 함께 이룰 수 있다는 강인한 정신력은 자신들을 향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었다. 감독의 능력은 젊은 슈퍼 이글스를 바꾸었다. 놀라운 역습 능력을 가진 나이지리아는 이번 월드컵에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뇌르 감독은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지난 11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4-2 승리를 거둘 당시에는 3-5-2 전술을 활용했다. 하지만 수비 안정과 효율적 역습을 위해 4-2-3-1 전술을 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는 몇몇 뛰어난 선수들의 존재로 각 포지션에서 우월함을 선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의 능력 보다는 팀으로 더욱 위대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물론 뇌르 감독은 모두를 바라바고 있지만 진정 눈에 띄는 선수들의 중요성 역시 인지하고 있다.

“카누나 오코차 같은 정말 위대한 선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 팀은 팀웍을 마탕으로 더욱 강해진다. 주장인 미켈 혹은 모제스가 마치 90년대 스타들 처럼 홀로 이 팀의 운명을 결정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미켈이 팀 전체에 끼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나이지리아의 방향을 정하고 경기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영리함과 헌신을 가진 선수다.

미켈의 뒤에는 오게니 오나지와 윌프레드 은디디가 배치되어 중원의 기본을 세울 것이다. 첫 번째 인간 방패로서 말이다. 둘은 중원에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조합이다. 하지만 공격의 구심점 역할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나이지리아의 중원에 대한 비판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특히 미켈이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뇌르 감독의 해법은 미켈과 오나지, 은디디를 최대한 가깝게 배치하는 것이다. 구심점들이 가까운위치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면, 최전방 공격수인 이갈로가 고립되는 상황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이갈로는 동료 선수들과 영리한 조합을 만들어내며 상대의 깊은 곳까지 침투할 수 있다. 모든 조합은 조금 더 득점이 수월한 위치까지 나아가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 켈리치 이헤아나초 역시 대체 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나이지리아의 공격은 모제스의 존재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당히 직관적이다. 측면에서 모제스가 빠르게 달리면 나이지리아는 살아난다. 가끔 놀라운 장면도 벌어질 때가 있지만, 가끔은 과할 때도 있다. 

뇌르 감독은 선수들에게 “위대한 헌신”을 주문했다. 상호간의 믿음과 연대가 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이다. 중앙 수비인 레온 발로군과 윌리엄 트루스트-에콩의 조합에서 뇌르 감독이 언급한 부분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후방에서 가장 든든한 모습으로 팀을 지키고 있다. 발로군이 가진 볼 컨트롤 능력은 체력적인 이점을 가진 트루스트-에콩과 조합을 이루어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 것이다. 

#예상 베스트11
(4-2-3-1) 우조호(GK)-압둘라히-트루스투-에콩, 발로군, 이도우-은디디, 오나지-이워비, 미켈, 모제스-이갈로

#Q&A
-어떤 선수가 월드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할까? 
프란시스 우조호는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에서 단지 두 차례 성인 무대를 밟았다. 우조호는 어쩌면 대표팀에서 기회를 잡아 월드컵 본선 무대에 출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라운드에 올라 상대방의 득점을 막아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줄 것이다. 아마도 나이지리아의 선발 골키퍼로 나설 확률이 높다. 

-나이지리아의 현실적인 목표는 어디쯤이 될까? 
D조에 편성된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와 경쟁한다. 죽음의 조다. 일찌감치 대회를 접을 수도 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와 아이슬란드를 잡는다면 16강에 갈 수도 있다. 1차전인 크로아티아전이 관건이다.

글= 솔로몬 포오웨(가디언 나이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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