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의 ‘베스트 시나리오’에 따르면 독일 2진이 한국과 상대하게 된다. 독일 2진급 멤버들은 오스트리아를 상대한 평가전에서 또 부진했다.

3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와 친선경기를 가진 독일이 1-2로 패배했다. 전반 11분 독일의 메수트 외질이 선제골을 넣었다. 오스트리아가 후반 8분 마르틴 힌터레거, 후반 24분 알레산드로 쇠프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독일의 득점자 외질은 잉글랜드 리그에서 뛰는 반면, 오스트리아의 두 득점자 모두 독일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다.

오스트리아는 만만찮은 상대였다. 이 승리로 오스트리아는 자체 타이 기록인 A매치 7연승을 달성했다.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친선경기에서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서로 잘 아는 상대끼리 치른 경기였다. 오스트리아에는 득점자들을 비롯해 전현직 분데스리거인 다비드 알라바,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 율리안 바움가틀링거, 귀도 부르그슈탈러 등이 있다. 지리적으로 바로 인접한 국가다. 축구 교류도 잦다. 앞선 10경기에서 독일이 9승 1무를 기록할 정도로 오스트리아를 쉽게 잡아 왔지만, 이날은 달랐다.

독일은 1.5군에 가까운 멤버를 내보냈다. 선발 멤버 중에서는 맨체스터시티 소속 듀오인 이칼이 귄도간과 르로이 자네를 비롯해 윙어 율리안 브란트, 공격수 닐스 페테르센이 비주전 선수였다. 페테르센은 아직 최종 명단을 발표하지 않은 독일에서 곧 탈락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망되는 선수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레온 고레츠카, 율리안 드락슬러, 마리오 고메스 역시 1진 멤버는 아니었다. 선발 멤버 중 주전이 유력한 선수는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 라이트백 조슈아 킴미히, 미드필더 자미 케디라와 메수트 외질 등이 있었다.

외질의 골은 기습적인 전방 압박에서 나왔다. 오스트리아가 왼쪽 측면을 통해 빌드업하려고 할 때 브란트, 페테르센을 비롯한 독일 선수들이 다가가 패스 경로를 끊었다. 한 차례 압박으로 흐른 공을 오스트리아가 다시 따냈지만 조르그 지에벤한들 골키퍼의 경솔한 패스를 외질이 가로챘고, 쉽게 득점했다.

선제골 상황의 조직적인 압박은 좋았지만 문제는 그 뒤였다. 독일은 실점만 내준 것이 아니었다. 전체적인 경기 지배력이 떨어졌다. 중원 장악도, 측면을 통해 상대를 뒤로 밀어내고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플레이도 부족했다. 알라바가 왼쪽과 중앙을 넘나들며 전개하는 오스트리아의 공격이 더 효율적이었다. 결국 알라바의 코너킥에서 동점골이 비롯됐고, 깔끔한 원터치 패스 플레이에서 역전골이 나왔다. 독일은 수비도 안정적이지 못했다. 독일이 긍정적이었던 건 부상에서 복귀한 노이어가 주전 자격이 충분한 경기력을 보였다는 것뿐이었다.

독일은 네이마르(브라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같은 세계 최고 에이스 한두 명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라 전체 포지션의 고른 기량과 조직력으로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2진급 멤버라 해도 본선 직전 평가전에서 부진한 선수들이 여럿 나왔다는 건 불길하다. 특히 자네는 주전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선수긴 하지만 플레이스타일로 볼 때 모든 독일 선수들 중 가장 드리블 돌파 능력이 좋고, 유일하게 왼발잡이라는 점에서도 전술적 가치가 있는 윙어다. 자네, 귄도간 등은 대표팀 전술에 좀처럼 녹아들지 못하며 지속적인 부진에 빠져 있다.

독일 2진급 선수들의 컨디션은 한국 입장에서도 주요 관심사다. 독일이 별 이변 없이 본선 첫 두 경기인 멕시코, 스웨덴전에서 2승을 거둘 경우 한국전에서 2진급 멤버를 대거 투입할 수 있다. 자네, 귄도간, 고메스 등 2진이 유력한 선수들 역시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이다. 그러나 독일 대표팀에서 부진이 이어진다면 한국 입장에서 한결 공략할만한 여지가 생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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