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할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확정됐다.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김진수, 경기력 저하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청용 등 정상 컨디션이라면 주축이 되었어야 할 선수들이 결국 낙마했다.

한국은 2일 오전 김진수, 이청용, 권경원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한국은 애초 28명을 소집할 예정이었으나 소집 전후로 권창훈, 이근호가 부상으로 제외돼 26명 규모의 선수단을 운영해 왔다. 전지훈련지 오스트리아로 떠나기 하루 전날 3명을 추가로 제외시키며 대회 규정에 맞는 23명 최종 엔트리를 확정했다.

김진수, 이청용의 명단 제외는 예정된 일이었다. 두 선수는 동료와 경쟁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 시간과의 싸움을 벌였다. 부상과 부진에서 빠져나오기만 한다면 월드컵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왼쪽 무릎 인대 부상을 안고 대표팀에 소집됐던 김진수는 부상에서 돌아올 경우 러시아로 데려가겠다는 신태용 감독의 강한 의지에 따라 일단 대표팀에 합류해 재활 훈련을 진행했다. 그러나 신 감독이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출국 전’까지 회복하는데 실패했다.

애초에 김진수는 대표팀 합류 전에도 부상 회복 속도를 볼 때 월드컵 참가가 힘든 선수였다. 처음 부상당한 부위뿐 아니라 바로 옆까지 통증이 번진 채로 대표팀 소집에 응했다. 기적적으로 인대가 회복돼 운동능력을 되찾는다 해도 통증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월드컵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온전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태였다. 대표팀 합류 당시부터 스스로 회복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마지막 희망을 걸고 소집에 응했다.

김진수는 ‘2014 브라질월드컵’ 역시 대회 직전 부상으로 낙마했던 경험이 있다. 스타 반열에 오른 뒤 전성기 나이에 치른 월드컵 두 번 모두 직전 부상으로 불참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청용은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2017/2018시즌 소속팀 크리스털팰리스에서 정규리그 단 130분 출장에 그쳤다. 한때 한국에서 가장 창의적인 패스와 돌파를 구사하는 선수였으나 지난 5월 28일 온두라스를 상대한 평가전에서 자신의 원래 기량을 보여주는데 실패했다.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은 아예 뛰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왼쪽 수비수로 김민우, 홍철, 박주호 세 명을 본선까지 데려가게 됐다. 이들 중 박주호는 사실상 중앙 미드필더로 간주된다. 김민우는 이청용이 빠진 자리를 대신해 측면 미드필더로 투입될 수도 있다.

권경원은 두 친선경기 모두 선발로 투입되지 못했다. 보스니아전 후반에 투입돼 45분을 소화했다. 센터백 중 한두 명이 탈락하는 마지막 주전 경쟁에서 늦깎이 신예 오반석, 신 감독이 신뢰해 온 윤영선과 정승현에게 밀렸다. 한국은 장현수를 비롯해 정승현, 윤영선, 오반석, 김영권을 월드컵 본선의 수비진으로 데려간다.

한국 선수들은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전지훈련지 오스트리아에서 8일 볼리비아(이하 한국시간), 12일 세네갈과 평가전을 갖는다. 세네갈전은 비공개 A매치로 진행된다. 월드컵 본선 F조 첫 경기는 18일 스웨덴을 상대로 러시아 니즈니에서 열린다.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 최종 명단

골키퍼(3명) : 김승규(비셀고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조현우(대구FC)
수비수(10명) : 김영권(광저우헝다), 장현수(FC도쿄), 정승현(사간도스), 오반석(제주유나이티드), 윤영선(성남FC), 김민우(상주상무), 홍철(상주상무), 박주호(울산현대), 이용(전북현대), 고요한(FC서울)
미드필더(7명) :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비셀고베), 이재성(전북현대), 주세종(아산무궁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승우(엘라스베로나), 문선민(인천유나이티드)
공격수(3명) : 손흥민(토트넘홋스퍼), 황희찬(레드불잘츠부르크),  김신욱(전북현대)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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