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류청 기자= 한국이 꺼낸 플랜B는 한 박자씩 늦었다.

 

한국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보스니아헤르제고비나와 한 국내 출정식 경기에서 1-3으로 졌다. 전체적으로 경기를 못한 것은 아니지만 보스니아가 순간적으로 공격으로 나올 때나 방향을 전환할 때를 제어하지 못하면서 너무 쉽게 실점을 내줬다. 한국은 전체적으로 한 박자씩 늦으면서 상대 공격수가 편안하게 슈팅 할 수 있게 공간과 시간을 줬다. 공격도 마찬가지였다. 조금 단조로운 공격으로 수비를 충분히 괴롭히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기성용을 스위퍼로 세운 3백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3-4-1-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보스니아에 살짝 밀리는듯하다가 분위기를 잡았다. 전반 7분 기성용이 깊은 곳에서 대각선으로 뛰어 들어가는 오른쪽 풀백 이용에게 패스를 넣어주면서 분위기를 올렸다. 10분에는 손흥민이 이용에게 다시 한 번 패스를 넣어줬고, 이용 크로스는 아쉽게 황희찬에게 닿지 않았다.

 

보스니아는 바로 반격에 나섰다. 보스니아는 측면에서 공을 돌리다가 빠르게 다른 측면으로 방향을 전환해 한국 수비에 균열을 냈다. 센터백과 윙백 사이를 노렸다. 보스니아 타이밍을 따라가지 못한 한국은 골을 허용했다.

 

13분에 이용이 타이밍을 빼앗겨 크로스와 슈팅을 한 번에 내줬고, 20분에도 빠른 방향에 이은 패스를 막지 못해 에딘 제코에게 슈팅을 내줬다. 김승규가 아슬아슬하게 먼저 공을 쳐냈다. 결국 27분에는 실점을 내줬다. 이용이 상대에 성급하게 달려들며 공간을 내줬고, 이어 나온 크로스를 에딘 비슈카가 골로 연결했다. 한국은 2분 뒤 바로 황희찬 패스를 받은 이재성이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패스 속도를 살린 움직임이 골을 불렀다. 한국은 이어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에 다시 한 골을 내줬다. 수비 라인을 끌어올린 상황에서 상대 긴 패스를 막지 못해 실점했다. 구자철이 상대 선수를 미쳐 압박하지 못했을 때 오른쪽 측면으로 대각선 패스가 들어갔고, 비슈카가 김승규 앞에서 침착하게 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보스니아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순간을 놓쳤다.

 

후반에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체력적으로 조금 무뎌진 보스니아는 템포를 늦추다가도 순간적으로 방향을 전환하면 한국을 괴롭혔다. 한국은 몇 차례 의욕적인 돌파와 침투를 보이긴 했으나 상대를 무너뜨릴만한 패스나 움직임을 만들지 못했다. 측면 크로스 정확도도 좋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보스니아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이 만든 벽을 흔들만한 순간을 잡지 못했다. 결국 후반 34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비슈카에게 한 골을 더 내주고 말았다. 신태용 감독은 황희찬과 이재성을 빼고 이승우와 문선민을 넣고, 이후 김신욱까지 투입했으나 만회골을 만들지 못했다.

 

축구는 시간이 아니라 순간을 지배한 팀이 이긴다. 아무리 경기를 지배해도 순간적인 싸움에서 지면 경기를 내준다. 강호는 상대와의 박자 싸움에서 승리한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만날 스웨덴과 멕시코 독일은 보스니아보다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보스니아 경기에서 보인 아쉬움을 보완해서 본선에 가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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