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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3연패로 ‘왕조’ 건설하고 작별, 유일무이 지단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6.01 10:05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레알마드리드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3연속 우승을 미국프로농구(NBA)의 시카고불스 등 전설적인 팀과 비교했다. 불스에는 3연패를 달성한 뒤 은퇴한 마이클 조던이 있었다. 레알에서 지네딘 지단 감독이 같은 길을 택했다.

레알은 5월 31일(한국시간) 지단 감독이 직접 참석한 기자회견을 통해 지단 감독의 사임을 발표했다. 아무런 예고와 정보 누설 없이 갑자기 내려진 결정이었다. 세계 축구계가 깜짝 놀랐다. 지단은 레알 코치에서 2015/2016시즌 중도에 감독으로 승격된 뒤 2017/2018시즌까지 3회 연속 UCL 우승을 달성했다. UCL 3연속 우승을 달성한 감독도, 지단처럼 감독으로서 총 세 시즌도 지나기 전에 3회 트로피를 들어 올린 감독도 지단이 유일하다.

지단은 또 한 가지 유일한 기록을 갖게 됐다. 감독으로서 데뷔한 첫 팀에서 UCL 우승 확률 100%를 기록한 것이다. 앞으로 지단이 어떤 길을 가든지 레알에서 달성한 UCL 3연패는 누구도 넘기 힘든 업적으로 영원히 기억되게 됐다.

우승 횟수가 많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일단 대회에 참가하면 우승 확률이 100%였다는 것이 더 놀랍다. 모드리치의 비유에 따라 레알과 불스를 비교하면 레알의 주인공은 감독인 지단, 불스의 주인공은 선수인 조던이었다고 할 수 있다. 둘은 3연패를 달성한 뒤 바로 팀을 떠났다는 점에서 더 위대한 존재로 남았다. 조던은 일단 NBA 결승에 오르면 100% 우승했다는 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지단도 마찬가지다. 레알을 이끌고 UCL 결승에서 100% 확률로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3연속 우승은 사람을 물러나게 만든다. 지단은 “UCL 결승전에서 패배했다면 머물렀을까? 확신할 순 없지만 아마 머물렀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3연패를 통해 이룰 건 다 이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팀을 떠날 수 있었다. 이 점 역시 지단과 조던의 공통점이다.

지단은 기자회견에서 “이 클럽을 사랑하기에 내린 결정이다. 나는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을 사랑하고 그에 대한 감사를 표한다. 지금이 모두를 위해 가장 좋은 시점이다. 조금 이상해보일 수 있지만, 모두에게 좋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이 가질 수 있는 세계 최고 직장 중 하나인 레알에서 성과를 낸 뒤 스스로 물러난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한 설명이었다. 일리 있는 말이지만, 지단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단은 레알을 이끄는 동안 UCL과 달리 스페인라리가에서 많이 우승하지 못해 받은 스트레스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일반적으로 UCL을 라리가보다 더 중요한 업적으로 치지만 세 시즌 동안 라리가에서 1회 우승에 그친 지단은 달랐다. 지단은 “지난 시즌(2016/2017) 라리가에서 우승한 것이 나의 최고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레알에서 지단은 UCL 3회, 라리가 1회, 수페르코파에스파냐 1회, UEFA슈퍼컵 2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2회 등 총 9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유럽 및 세계 대회는 나갈 때마다 모두 우승한 반면 스페인 국내 대회에서 유독 고전한 것이 특징이다. 지단이 꼽은 최악의 순간은 2017/2018시즌 코파델레이에서 레가녜스에 당한 충격적 패배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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