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김완주 기자= 한국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상대로 ‘2018 러시아월드컵’ 시작 전 마지막 국내 평가전을 치른다. 선수들에게는 러시아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한 마지막 시험 무대이기도 하다.

한국은 1일 오후 8시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을 치른다. 보스니아는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스웨덴을 대비하기 위해 초청받았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한국의 월드컵 출정식이 열린다.

경기 하루 전에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태용 감독은 “스리백을 쓰겠다”라고 공언했다. 스웨덴은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전방에 공격수 2명을 세운다. 신 감독은 수비수 4명이 공격수 2명을 상대하는 것보다 수비수 3명으로 공격수 2명을 막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월드컵에서 스웨덴을 상대로도 스리백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보스니아전은 스리백으로 상대 장신 공격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가를 점검하는 경기다.

보스니아전은 단순히 스웨덴을 대비하는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 선수단은 26명으로 구성돼 있다. 당초 발표한 예비 엔트리 28명에서 권창훈과 이근호가 부상으로 제외됐고, 경기 이튿날인 2일에는 3명이 더 줄어든다. 선수들에게는 보스니아전이 생존을 위한 마지막 시험 무대인 셈이다.

신 감독은 탈락자 3명을 어떻게 가리고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훈련과 경기력, 러시아에서 쓸 포메이션을 종합적으로 따져서 경기가 끝나면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할 것이다. 미팅이 끝나고 나면 선수에게도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1일 소집 이후 열흘 가까이 진행된 훈련에서 신 감독은 어느 정도 선수단에 구상을 마친 듯 하다. 그는 “냉정히 생각하고 있다”, “내 머리에는 어느 정도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생각을 아직 코칭스태프와 공유하진 않았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는 “코칭스태프와 내일(1일) 모든 것을 오픈 해놓고 최대한 리스트를 줄일 수 있는 부분, 어떤 부분이 승리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 최종 결정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종 탈락자는 수비와 미드필더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 소집 이후 무릎 부상 탓에 제대로 된 훈련을 전혀 소화하지 못한 왼쪽 윙백 김진수는 러시아행 불발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다. 이외에 센터백 자리도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소집된 센터백은 모두 6명이다. 이 중 장현수 정도만 입지가 탄탄하다고 볼 수 있고 김영권, 권경원, 윤영선, 정승현, 오반석 중 최소 1명은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센터백에서 한 명만 탈락한다면 나머지 한 자리는 이청용, 문선민 등이 있는 측면 미드필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온두라스전에 선발 출전한 11명과 교체 투입돼 상당한 시간을 소화한 김민우, 문선민 등은 어느 정도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온두라스전에서 많은 출전시간을 할당 받지 못한 선수가 보스니아전에서도 적은 기회를 받는다면 탈락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신 감독은 매번 다음 날 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선수를 공식 기자회견에 데려왔다. 전례로 봤을 때 이재성은 보스니아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온두라스전에 휴식을 취한 기성용도 보스니아전에 출전하며 센추리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남은 자리는 미지수다.

 

경기 전날 마지막 훈련에서 조끼를 입고 훈련하는 선수는 다음 날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 온두라스전에서는 최종 훈련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선수들이 그대로 선발 출전했다.

보스니아전 대비 최종훈련은 초반 15분만 공개됐고, 스트레칭을 마친 필드플레이어 중 11명이 조끼를 입었다. 공격진에 손흥민과 문선민, 이청용, 미드필더에 기성용, 구자철, 박주호, 이재성이 조끼를 입고 훈련을 진행했다. 수비진은 윤영선과 정승현, 고요한, 김민우가 함께 했다. 이번만큼은 조끼를 입은 선수의 수가 11명인데다, 훈련을 하면서 제 포지션대로 서지 않은 탓에 조끼를 입은 팀이 선발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 어렵다. 전력 노출을 경계하고 있는 신 감독은 마지막까지 비밀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이 보스니아를 상대로 어떤 선발 라인업을 꾸릴지는 알 수 없으나,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경기장 안에서 충실한 구현해야 한다. 신 감독은 보스니아전을 통해 ”월드컵에서처럼 실전 같이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회를 받고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하는 선수는 월드컵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줄 수 없다는 평가를 받고 동료들과 헤어져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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