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는 상징적인 대회다. UCL 결승전은 유럽 모든 리그가 끝난 뒤 진짜 주인을 가리는 의식 같은 경기다. 이번에는 이런 의미에 매우 잘 어울리는 두 팀이 결승에 올랐다. 두 팀은 어떻게 UCL 결승전을 바라보고 있을까? 두 팀은 어떤 인연이 있을까? ‘풋볼리스트’가 이야기를 모았다.

 

2017/2018시즌 UCL 우승을 노리는 레알마드리드는 UCL과 가장 가까운 팀이다. UCL 그 자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레알은 UCL 역대 최다 우승팀이다. 12번이나 이 대회 결승전에서 환호했었다. 이번 대회 결승전은 레알이 치르는 16번째 결승이다. 더 대단한 것은 이번에 우승하면 3연패하는 사실이다. 현 대회 체제로 전환한 뒤 3연패를 한 팀은 없었다. 유벤투스만이 1995/1996시즌부터 3시즌 연속으로 결승전에 올랐을 뿐이다. 유벤투스는 당시 우승을 한 번밖에 하지 못했다.

 

올 시즌 전까지 3연패는 불가능의 영역이었다. 현 체제로 거듭난 이후 대회에 참가하는 팀이 늘어나고 경기 방식은 더 복잡해졌다. 수많은 우연과 변수까지 제어해야 결승전에 한 번 오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아무리 좋은 전력을 지닌 팀이라 하더라도 세 번 연속 우승하는 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레알은 2001/2002시즌에 마지막으로 우승한 뒤 10년 넘게 침묵했었다. 모두 ‘라 데시마’를 외쳤으나 무위에 그쳤다. 현 감독인 지네딘 지단을 비롯한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여 있을 때도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2013/2014시즌에 라 데시마를 달성했고, 지단이 지휘봉을 잡은 2015/2016시즌부터 우승을 차지해 올 시즌까지 기세를 이어왔다.

#지단은 이기는 법을 안다

지단은 우려와 함께 지휘봉을 잡았지만 우승컵을 쓸어 담았다. 특히 UCL에서는 강점을 보였다. 기계적인 로테이션을 한다는 비난과 UCL 좋은 성적은 맞닿아 있는 것 같다. 지단은 올 시즌에는 리그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UCL에서는 어김 없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어려운 고비마다 소위 ‘미치는 선수’들이 나왔다.

 

지단은 전술가라기보다는 매니저에 가깝다. 팀을 이끌어가는 방법을 알고 동기부여도 잘 한다. 큰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도 팀을 하나로 만드는 방법도 안다. 세계 최고 선수였던 지단은 자신이 지닌 아우라를 십분 활용하기도 한다. 좋은 선수가 좋은 감독이 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지단과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다.

 

매니저는 마지막 순간에 빛을 발한다. 특히 레알과 같이 세계적인 선수를 많이 모은 팀은 전술과 전략과 함께 팀 운영도 중요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그리고 토니 크로스 같은 선수가 파열음을 내지 않고 뛰는 자체가 엄청난 효과를 낸다. 이 선수들은 UCL 결승전에서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미드필더, 레알의 ‘믿을맨’

레알은 허리가 특히 강하다. 루카 모드리치와 크로스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는 선수다. 두 선수는 기량이 출중할 뿐 아니라 경기 흐름도 잘 읽는다. 레알은 흔히 이야기하는 그라운드 위의 감독을 둘 이나 지닌 셈이다. 두 선수는 경기 흐름과 상대를 잘 읽고 상황에 맞춰 경기 템포와 방식을 바꾼다.

 

호날두와 벤제마 그리고 베일은 부진을 겪었으나 모드리치와 크로스는 거의 한결 같았다. 레알이 위기를 넘어 결승전까지 오는데 두 선수가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다. 두 선수가 있어 레알은 리버풀이 지닌 공격력을 막을 가능성이 크다. 두 선수는 불 같은 상대를 맞아 냉정하게 경기할 수 있다. 크로스와 모드리치가 제 역할을 하면 3연패가 보일 것이다.

 

글= 류청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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