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상주상무가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12라운드 5위에 오르며 선전 중인 배경에는 홍철과 김민우가 만드는 ‘국가대표급’ 왼쪽 라인의 활약이 있다.

상주는 5일 강원FC를 3-0으로 꺾었다. 이날 화제를 모은 선수는 오른쪽 날개를 맡아 2골 1도움을 기록한 김도형이었다. 추로 K리그2에서 활약해 온 김도형에겐 이 경기가 축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화려한 경기 중 하나였다.

결정적인 플레이는 오른쪽에서 많이 나왔지만 상주의 공격을 매 경기 꾸준하게 지탱하고 있는 건 왼쪽 공격이다. 강원을 상대로도 왼쪽에서 많은 크로스와 슛이 나왔다. 상주의 왼쪽 공격이 강원 수비를 유인한 사이 김도형이 반대쪽에서 빈틈을 활용하는 식으로 공격이 전개됐다.

4-1-4-1 포메이션을 주로 쓰는 상주는 왼쪽 윙어로 김민우, 왼쪽 풀백으로 홍철을 주로 기용한다. 두 선수는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국가대표 멤버다. 김민우는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대표팀 승선이 확실시된다. 홍철은 대표팀 주전 레프트백 김진수의 부상에 따라 일단 대표팀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박주호를 중앙 미드필더로 분류할 경우 현재 대표팀 인재풀에 레프트백은 김민우, 홍철만 남는다.

두 선수의 포지션만 보면 플레이가 겹칠 우려가 있다. 김민우는 왼쪽 수비수, 중앙 미드필더, 윙어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왼발잡이 멀티 플레이어다. 홍철은 상황에 따라 윙어까지 소화할 수 있는 공격적 레프트백이다. 두 선수 모두 왼쪽 측면에 붙어 활동하는 왼발잡이라는 점에서 활동 반경이 비슷하다.

홍철과 김민우는 겹치는 활동반경을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서로 위치를 커버해고, 포지션 체인지를 하기 용이하다. 김민우가 중앙으로 공격해 들어가면 홍철이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벌리는 역할을 한다. 거꾸로 김민우가 후방으로 내려가며 상대 수비를 유인하면 빈틈으로 홍철이 침투한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둘이 비슷해 보이지만 성향이 다르다. 김민우는 저돌적이다. 홍철은 크로스가 좋다. 서로에게 없는 걸 가졌다. 오히려 플러스가 되는 관계”라고 이야기했다.

홍철은 왼발 크로스의 위력을 살려 4도움을 기록했다. 이근호와 함께 K리그1 도움 1위다. 김민우는 골이나 도움이 없지만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로 공격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두 선수는 입대 전 수원삼성 소속이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이들의 후방을 커버해 주는 수비형 미드필더 신세계 역시 수원에서 왔다. 세 선수는 수원삼성과 가진 경기에서 원소속팀 서포터들에게 나란히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홍철과 김민우가 모두 공격에 전념할 때는 신세계가 후방을 커버해주기도 한다. 왼쪽 측면은 공수 양면에서 상주가 K리그1 최강이다.

김민우는 대표팀에서 레프트백뿐 아니라 왼쪽 미드필더까지 소화한다. 김진수의 회복이 늦을 경우, 상황에 따라 김민우와 홍철의 호흡이 러시아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 김태완 감독은 “김민우와 홍철은 서로 그라운드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알아서 호흡을 맞춰간다. 김민우는 대표팀 승선이 유력한 것으로 안다. 홍철은 그만큼 유력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둘 다 러시아에 갈 수 있다면 나로선 기분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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