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AS로마 선수들이 폭행을 당한 리버풀 서포터에게 지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특별한 티셔츠를 입는다.

로마는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로마에 위치한 홈 구장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을 갖는다. 지난 1차전에서 리버풀이 5-2로 승리하며 이미 결승 진출이 유력한 상태다.

지난 1차전은 경기 못지않게 경기장 밖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으로 화제를 모았다. 양측 팬들이 경기장 밖 곳곳에서 충돌했다. 그중 한 리버풀 팬은 벨트를 흉기로 사용한 로마 팬 두 명에게 심각한 가격을 당했다. 아일랜드 출신의 션 콕스로 알려진 이 팬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두 가해자는 체포됐다. 콕스는 아직도 의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 선수들은 경기 전날인 2일 훈련에서 ‘포르차 션(FORZA SEAN)’라고 쓰여 있는 훈련복을 입었다. 콕스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경기 당일에도 이 훈련복을 입고 몸을 풀 것으로 보인다.

로마 측은 폭력적인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특히 미국인인 제임스 팔로타 회장은 가해자들에게 강한 욕설(“fucking morons”)을 써 가며 비판했다. 팔로타 회장은 “로마의 오랜 역사가 멍청이 몇 명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 지긋지긋하다. 우리 팬들은 세계 최고인데 빌어먹을 저능아 몇 명이 모든 팬들을 깎아내린다. 축구는 대단히 중요하지만 죽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콕스와 폭력 사건에 대한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클롭 감독은 “싸움은 오로지 축구장 안에서 벌어져야만 한다. 션 콕스와 가족에게 우리의 지지가 전달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내일 경기는 중요한 축구 경기라는 걸 모두들 이해해줬으면 한다”며 폭행 사건에 축구가 묻히는 걸 경계했다.

로마 구단이 콕스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아주 훌륭한 제스처라고 본다. 이미 로마는 안필드(리버풀 홈 구장)에서 힐스보로 참사 추모에 동참하며 훌륭한 제스처를 보여준 바 있다. 우리 두 팀은 서로에 대한 최대한의 존중을 보여줘 왔기에 여기 있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에우세비오 디프란체스코 감독은 “이미 말했다시피 션 콕스와 가족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누구나 그렇듯 나도 모든 폭력에 반대한다. 로마의 좋은 팬들 사이에, 우리의 아름다운 스포츠를 망치려는 소수가 있다. 그들을 용납할 수 없다. 내일 경기장은 즐거움으로 가득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2차전 역시 폭력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폭력적 행태를 보인 일부 로마 팬이 홈으로 돌아왔고, 리버풀 팬 가운데 앙심을 품은 사람들이 섞여 있을 수밖에 없다. 로마 원정을 온 리버풀 팬은 약 5,000명으로 알려졌다. 양 구단은 축구가 훼손되지 않도록 팬들에게 자제를 부탁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