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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사이드] ‘2002 키드’ 이창민이 꿈꾸는 월드컵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5.01 12:44

[풋볼리스트=서귀포] 김정용 기자=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 영웅이 있다. 누군가에겐 성룡, 누군가에겐 해리 포터, 누군가에겐 토니 스타크다. 축구 선수들에게도 어린 시절 영웅이 있기 마련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축으로 뛸 1990년 이후 출생 선수들에겐 ‘2002 한일월드컵’ 멤버가 그들의 영웅이다.

K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창민은 러시아월드컵 참가가 유력한 선수다. 1994년생 이창민은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신태용 감독과 함께 했다. 올해 24세인 그는 16년 전 월드컵이 축구 선수로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이창민과의 대화는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됐고, 나중에는 취미와 취향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이창민의 첫 월드컵 기억

2002년이요. 2002년 월드컵을 보면서 축구 선수가 진짜 꿈이 됐죠. 집 근처인 대구대 캠퍼스에서 거리 응원을 했어요. 빨간 티셔츠를 입고 있었던 것 같아요.

포르투갈 전 박지성 선수 골이 가장 기억에 남죠. 그걸 보고 몇 년 동안 따라했던 것 같아요. 친구에게 공 던져 보라고 한 다음 가슴으로 잡고 때리는 상황극을 많이 했죠. 저뿐 아니라 다들 그러고 놀았어요. 그 장면이 TV에 계속 나왔잖아요. 예능 채널을 틀어도 ‘이경규가 간다’ 재방송을 엄청 많이 해줬기 때문에 2002년 영상은 수없이 볼 수밖에 없었어요.

장래희망은 아기 때부터 축구선수였어요. 어머니는 ‘누가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장군이나 대통령이라고 대답해라’라고 가르치셨어요. 저는 죽어도 축구선수라고 했던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부터 동네에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공을 차다 보면 하면 축구선수가 당연히 되는 줄 알았어요.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선수가 되려면 어떻게 하는 거냐고 어머니께 물어봤던 것 같아요. 축구부가 있는 학교로 가야 한다길래 전학을 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제 또래는 다들 그럴 걸요. 2002년을 기점으로 축구를 시작하고, 4년 마다 월드컵을 보면서 국가대표를 꿈꿔 왔죠.

 

이창민의 ‘월드컵 인생계획’

고등학교 때인 2012년에 인생 계획을 다 정해 뒀는데, 대부분 이뤘어요. 먼저 U-20 월드컵에 나가서 주전으로 뛰는 것. 그걸 발판 삼아 대학에서 1년만 뛰고 프로로 진출하는 것. 그리고 올림픽에 나가는 것. 그 다음 지금쯤 대표팀에 들어가는 것. 그리고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하는 것. 이렇게 계획을 정했죠. 월드컵 진출 다음엔 목표가 없어요. 정말 월드컵에 참가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 때문에, 이걸 이루기 위해서 나머지 계획이 존재했던 거거든요. 그리고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기회 만으로도 감사한 일이고, 6월까지 더 노력해야죠.

 

단계별 롤 모델

같은 학교 선배인 가람이 형(윤빛가람)이 대표팀에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대표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가람이 형이 데뷔전에서 골 넣고 그랬잖아요. 저도 가람이 형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올림픽의 경우에는, 2012년 멤버 형들이 동메달 따는 걸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죠. 그런 형들이 있어서 구체적인 이미지로 목표를 그릴 수 있었어요. 올림픽에서 저희 세대는 메달 같은 성과를 내지 못했죠. 개인적으로는 부상이 있던 상황에서 무리하게 갔던 것도 아쉬웠어요. 더 많이 뛰지 못했고, 동료들을 더 돕지 못했으니까. 월드컵 롤 모델은, 글쎄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월드컵 가는 것까지가 제 목표였기 때문에.

 

대표팀에서 더 보여줘야 하는 것

주위 평을 봐도 그렇고 ‘쟤는 슈팅밖에 없다’. ‘슈팅으로 월드컵 가겠네’ 이런 평가를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게 아쉬워요. 다른 부분에서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아쉬움. 저에게 남은 숙제죠. 남은 기간 동안 인식을 바꿔드려야겠다고 느꼈어요. 공격적인 킬 패스, 어시스트 능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4-4-2의 중앙 미드필더를 잘 소화하면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제주에서 잘 할 때의 모습이 대표팀에서 나온 적은 아직 없네요.

 

주위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월드컵

음, 아뇨. 부모님은 월드컵에 꼭 가라느니, 뭐 그런 말씀을 전혀 안 하세요. 오히려 ‘너 중학교 때까지만 축구 하다가 그만둘 줄 알았다’라고 하시죠. 팀 동료들은 많이 응원해 줘요. 특히 본선을 경험해 본 (조)용형이 형은 ‘월드컵을 가 본 사람과 안 가 본 사람은 천지 차이다. 벤치에만 앉아 있어도 큰 도움이 될 거고 성장할 계기가 될 거다. 이런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꼭 갔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해 주시죠. 전 아직 러시아도 오스트리아도 가 본 적이 없어요.

 

요즘 관심사

음, 취미는 아닌데 본의 아니게 요리가 됐어요. 올해부터 구단 숙소가 아니고 근처 신시가지에서 혼자 살거든요. 먹고 살아야 하니까 요리를 하게 됐죠. 보통 스테이크를 먹어요. 정육점을 한 군데 ‘뚫어서’ 고기를 ‘떼어 와서’ 먹죠. 핏기 있는 걸 좋아해서 레어로. 만들기 쉽고 영양 흡수가 빠르니까요. 가니시는 아스파라거스, 마늘, 양파를 함께 구워 먹죠. 그리고 수육, 김치찌개 등 하나씩 도전하고 있어요. 어머니가 식당을 하신 적도 있고 요리를 잘 하시거든요. 어머니 레시피대로 해요. 수육에 소주를 부으라고 하셔서 알콜이 조금이라도 흡수될까 걱정했는데 다 날아가더라고요. 엄마표 수육에는 소주, 생강, 통후추, 월계수 잎이 들어갑니다. 쉽더라고요. 오래 걸릴 뿐.

 

자기 관리

조성환 감독님이 나가 사는 선수들이 밥 잘 챙겨 먹나 걱정하셨다고요? 저는 잘 먹으려고 나와 살아요. 구단 밥이 물론 훌륭하지만, 제 몸에 필요한 영양소는 제가 잘 알잖아요. 경기 이틀 전에는 스테이크 먹고, 하루 전에는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고, 뭐 이런 식으로 해요. 운동할 땐 웨이트를 많이 하고요. 부상 방지를 위해 발목 밴드 운동을 많이 하죠.

 

못 먹는 음식

없어요. 회는 피해요. 되게 좋아하는데 경기 전에는 탈 날까봐 피하는 편이예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한식은 다 잘 먹는 것 같아요. 개불 같은 건 괜찮죠. 메뚜기도 먹어봤는데 고소하던데요. 다만 개는 안 먹으려고 해요.

 

제일 좋아하는 해외 선수와 한국 선수

모드리치와 윤빛가람.

 

가장 빼앗아오고 싶은 다른 선수의 능력

이니에스타의 여유.

 

늘 숙소에 있는 보물

팬들이 주신 선물. 하나 말하자면 카본 신가드요. 제주 마크와 14번을 새겨서 한 팬이 보내주셨어요. 계속 쓰고 있어요.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있나?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아도 되는데.

현 대통령님이요.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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