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상승과 하락 폭이 큰 리그다. 2부리그에 있던 팀들이 승격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오르고, 그 반대로 잘나가던 팀들이 강등될 때도 있다. 짧은 시간에 영욕을 맛봤던 팀을 모아봤다.

 

#데포르티보라코루냐: 1999/2000 프리메라리가 우승 → 2003/200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 2010/2011시즌 강등 → 2011/2012시즌 승격

 

-아름다운 시절: 2003/2004시즌 UCL 4강

하비에르 이루레타 감독이 이끄는 데포르티보는 매우 강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어떤 팀과 만나도 물러서지 않고 펼치는 공격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물론 선수 구성도 좋았다. 프란, 디에고 트리스탄, 후안 발레론, 로이 마카이, 알베르트 루케, 자우밍야, 누레딘 나이베트 등이 팀을 이끌었다. UCL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데포르티보는 조별리그에서 AS모나코(당시 준우승)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데포르티보는 토너먼트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16강에서 유벤투스를 2경기 모두 1-0으로 이겼고, 8강에서는 지난 2002/2003시즌 우승팀인 AC밀란과 붙었다. 1차전에서 1-4로 패한 데포르티보가 4강으로 갈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2차전은 모두의 예상을 벗어났다. 데포르티보는 파올로 말디니, 알레산드로 네스타로 구성된 수비진을 두들겨 전반에만 3골을 터뜨렸다. 데포르티보는 후반 31분 프란까지 골을 터뜨리며 밀란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이 경기는 ‘리아소르의 기적’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데포르티보는 4강에서 주제 무리뉴가 이끄는 포르투(우승팀)에 1무 1패로 졌다. 하지만, 데포르티보가 남긴 울림은 컸다.

 

-최고의 선수: 후안 발레론

발레론은 공을 다루는 기술과 패스가 매우 뛰어난 선수였다. 저돌적인 돌파와 강력한 슈팅 보다는 흐름을 읽는 능력과 동료를 살리는 패스가 장점이었다. 발레론은 데포르티보에서 자신보다 먼저 중심을 잡았던 자우밍야와의 경쟁을 이겨낸 후 팀을 이끌었다. 그는 전방에 있는 왈테르 판디아니, 디에고 트리스탄, 알베르트 루케 등에게 쉴새 없이 침투 패스를 보냈다. 발레론이 공을 잡으면 데포르티보가 힘을 냈다. 발레론은 리아소의 기적을 일으킬 때 직접 두 번째 골을 넣기도 했다.

 

-상승 베스트 11: (4-2-3-1) 몰리나 – 로메로, 나이베트, 안드라데, 파블로– 마우로 실바, 세르히오 – 루케, 발레론, 빅토르 – 판디아니(트리스탄)

- 추락하던 시절: 2010/2011시즌 강등

데포르티보는 1990년대부터 이어진 풍요를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2003/2004시즌 이후 조금씩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구단 재정이 문제였다. 2007년에는 알라베스와 이적료 분쟁이 있었고, 같은 해 1월에는 선수들 임금이 체불되는 일이 벌어졌다. 중소 클럽이었던 데포르티보는 성적이 조금만 나지 않아도 재정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주축 선수들을 하나 둘씩 내주면서 팀 전력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거대 자본이 데포르티보를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가 몇 차례 돌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데포르티보는 2006/2007시즌 13위로 시즌을 마치며 위기를 예고했다. 2007/2008, 2008/2009시즌 다시 10위 안으로 들어오긴 했으나 2009/2010시즌에는 10위로 내려왔다. 결국 2010/2011시즌 18위로 강등됐다. 데포르티보는 다음 시즌 바로 2부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승격했으나 다시 2012/2013시즌 떨어졌다. 2014/2015시즌 라리가로 돌아왔으니 이후로 잔류 전쟁을 계속 치르고 있다.

 

-추락 베스트11: (4-2-3-1) 아란수비아 – 파블로, 콜로토, 로포, 라우레 – 페레스, 로드리게스 – 과르다도, 발레론, 아드리안 - 라사드

 

-추락 최고의 선수: 아드리안 로페스

2017/2018시즌 팀 최다득점자인 아드리안 로페스는 데포르티보 2010/2011시즌에 최다득점자였다. 시즌 7골을 넣었다. 당시 23살에 불과했지만, 아드리안 팀이 어려울 때 골을 종종 넣었다. 그는 당시에만 해도 기술이 좋은 공격수라기보다는 조금은 투박해도 골을 잘 넣는 선수였다. 아드리안은 팀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분투했으나 강등을 막지는 못했다. 그는 2011/2012시즌 아틀레티코마드리드로 이적했고, 2017/2018시즌 임대(원 소속구단 포르투)로 다시 데포르티보로 돌아왔다.

 

글= 류청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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