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수원삼성이 3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 진출했다. 수원은 유독 원정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수원은 17일 일본 가시마시에 위치한 가시마사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ACL’ H조 6차전에서 가시마앤틀러스에 1-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6경기에서 3승 1무 2패로 승점 10점을 얻은 수원은 가시마(승점 9점)를 따돌리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최종전을 앞둔 수원은 가시마 원정을 떠나며 오직 승리만을 목표로 했다. 비기거나 패할 경우, 시드니FC와 상하이선화 경기 결과에 따라 조 3위로 밀려날 위험이 있었다. 경기 하루 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정원 수원 감독과 주장 김은선도 자력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수원은 전반에만 슈팅 7개를 때리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가시마 선수들은 수원 선수들을 거칠게 수비하며 괴롭혔다. 가시마의 거친 수비는 오히려 수원에 호재가 됐다. 전반 31분 상대 파울로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프리킥을 얻은 수원은 바그닝요가 오른발로 공을 감아 찼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데얀이 방향을 바꿔 놓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이 골은 그대로 결승골이 됐고, 수원으 가시마에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조별리그 초반만 해도 수원의 ACL 16강 진출 여부는 불투명해 보였다. 1차전 시드니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했지만 이어진 홈 2경기에서 가시마에 패하고, 선화와 비기며 승점을 잃었다. 홈에서 약한 모습이 나타나며 지난 2년간 경험한 실패를 반복하는듯싶었다.

수원은 지난 2년간 홈에서 승점을 쌓지 못하며 ACL 16강 진출에 실패했었다. 2016년에는 같은 조였던 상하이상강과 멜버른빅토리가 홈에서 각각 3승과 2승 1무를 기록하며 16강에 진출했던 것과 달리 수원은 홈에서 1승 2무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G조에 속한 수원과 가와사키프론탈레, 광저우헝다가 원정에서 모두 1승 2무를 기록했지만 홈 성적에서 16강 진출 여부가 갈렸다. 수원은 홈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했지만 가와사키와 헝다는 1승 2무를 기록하며 16강에 올랐다.

이번 시즌 ACL에서도 수원의 홈 성적은 좋지 않았다. 승리 없이 1무 2패에 그쳤다. H조에서 홈 성적이 좋지 않은 건 수원뿐이 아니었다. 4팀 모두 홈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가시마와 선화는 홈에서 2무 1패에 그쳤고, 시드니는 수원과 마찬가지로 1무 2패를 기록했다.

결국 H조의 순위를 결정지은 건 원정 성적이었다. 수원은 유독 원정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원정 3경기에서 한 골도 내주지 않으며 모두 승리를 거뒀다. ACL뿐 아니라 리그에서도 원정 경기 전승을 거두고 있다. 서 감독도 경기가 끝난 후 원정에서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가시마는 원정에서 수원 다음으로 좋은 성적인 2승 1무를 거두며 원정 성적 1승 2무에 그친 시드니를 따돌렸다.

 

수원이 원정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데얀의 역할이 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원에 합류한 데얀은 벌써 7골을 넣고 있다. 그중 5골이 ACL 조별리그에서 나왔고, 4골은 원정 경기에서 넣은 골이다. 득점이 필요한 순간마다 골을 넣어준 데얀의 활약 덕에 수원은 원정 3연승을 거둘 수 있었다.

3년 만에 16강에 진출한 건 기쁜 소식이지만 주장 김은선이 다시 부상을 당한 건 악재다. 김은선은 수원의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다. 김은선의 출전 유무에 따라 중원의 무게감이 크게 달라진다. 김은선은 발목 인대 부상에서 복귀한 지 2경기 만에 다시 부상을 당하며 경기 도중 교체됐다. 후반 7분 볼 경합 과정에서 오른발을 밟힌 데 이어 후반 11분에는 왼발을 채였다. 결국 김은선은 얼굴을 감싸 쥔 채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김은선의 부상 정도가 심할 경우 수원은 전력 누수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수원의 16강 상대는 F조 2위를 확정한 울산현대다. 두 팀의 16강 1,2차전은 5월 9일과 16일 치러질 예정이다. 서 감독은 “울산전을 잘 준비해서 8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수원이 울산을 꺾으면 2011년 이후 7년 만에 8강에 오르게 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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