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오랜만에 투입된 이승우가 재치 있는 플레이로 눈길을 끌 만한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볼로냐에 위치한 스타디오 레나토 달라라에서 열린 ‘2017/2018 이탈리아세리에A’ 32라운드 경기에서 엘라스베로나가 볼로냐에 0-2로 패배했다. 베로나는 여전히 강등권인 19위에 머물러 있지만 17위 SPAL과 승점 3점차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직 생존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후반 23분 호물루와 교체 투입된 이승우는 약 22분을 소화했다. 70일 만에 기회를 잡았다. 지난 2월 4일 베로나와 로마의 경기에서 19분을 소화한 뒤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승우는 이번에도 골이나 도움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종종 보여준 플레이 내용은 인상적이었다. 시즌 초 짧은 출장 시간에도 불구하고 번뜩이는 모습을 보였다가 시간이 갈수록 큰 변화를 주지 못하는 교체 선수로 전락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비교적 긴 출장 기회를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다시 보여줬다.

이승우가 처음 돋보인 장면은 후반 34분에 나왔다. 골키퍼의 롱패스를 동료가 가슴으로 떨어트려줬을 때, 이승우가 재빨리 수비 두 명 사이로 공을 치고 나가며 문전까지 공을 운반했다. 옆에서 쇄도하는 동료에게 내준 패스는 부정확했으나 돌파까지 가는 과정은 충분히 재치 있었고 효과적이었다. 곧바로 공을 전달 받아 페널티 지역 안에서 드리블을 하다가 넘어졌으나 페널티킥 상황은 아니었다.

후반 42분에는 동료 선수들의 연계 플레이를 유효 슈팅으로 만들어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이 투입되자 브루노 페트코비치가 원터치 패스를 뒤로 내줬다. 이승우가 이 공을 잡아 중거리 슛으로 연결했고, 그리 빠르지는 않았으나 정확했던 슛이 선방에 막혔다. 슛으로 가는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퍼스트 터치와 빠른 슈팅 타이밍이 좋았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문전에서 동료에게 내주는 백 패스로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이승우가 넘어져가며 끈질기게 공을 따낸 점이 좋았다. 이승우는 볼로냐의 시모네 베르디가 역습을 시작하려 할 때 거친 파울로 저지해 경고를 받기도 했다. 시즌 두 번째 경고다.

이날 슛은 이승우의 세리에A 첫 유효슈팅이었다. 앞선 경기들을 통해 6차례 슛을 날렸던 이승우는 골문을 빗나가는 슛 4회, 수비수 몸에 맞는 슛 2회를 기록한 바 있다.

이승우는 베로나가 강등될 때, 잔류할 때도 최대한 인상적인 시즌 막판을 보내며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세리에A 첫 골이나 도움이 최선이다. 볼로냐전으로 눈에 띄는 경기를 몇 번 더 할 수 있다면 더 의미가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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