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레드불잘츠부르크가 엄청난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뜨겁고 과감한 축구로 덤벼든 결과였다.

13일(한국시간) 잘츠부르크의 홈 구장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에서 잘츠부르크가 라치오를 4-1로 꺾었다. 앞선 원정 경기에서 2-4로 패배했던 잘츠부르크가 대역전으로 준결승에 올랐다.

초반부터 난타전이었다. 황희찬이 전반 6분 정석적인 대각선 침투를 하며 스루 패스를 받아 논스톱 슛을 날렸으나 막혔다. 잘츠부르크가 전반적으로 우세한 경기에 비해 골이 터지지 않았다. 라치오도 치로 임모빌레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두 차례 잡았으나 모두 무산됐다.

후반 10분 임모빌레의 선제골이 나왔을 때만 해도 잘츠부르크의 역전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공격을 위해 잔뜩 전진해 있던 잘츠부르크 수비 배후로 파고들어 임모빌레가 골을 터뜨렸다.

후반 11분 모아네스 다부르의 슛이 수비수의 발을 맞고 궤적이 틀려 골로 이어질 때부터 조짐이 심상찮았다. 그러나 여전히 라치오는 1, 2차전 합계 전적 5-3으로 앞서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45분이 채 되지 않았다. 잘츠부르크의 일방적인 공세가 아니라 난타전 양상이었기 때문에 임모빌레, 세나드 룰리치에게 계속 득점 기회가 왔다. 라치오가 점수를 더 벌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므로 잘츠부르크의 대역전은 완벽한 전술의 산물이라기보다 득점 상황에서 더 용감하고 과감하게 플레이하며 실낱같은 희망을 살려 나갔고, 그 낮은 확률을 현실로 만들어냈다고 봐야 한다.

후반 27분부터 믿기 힘든 사건이 시작됐다. 아마두 아이다라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2분 뒤, 다시 한 번 배후 침투를 감행한 황희찬이 라치오 공격수들 등 뒤에서 득점 기회를 잡은 뒤 빠른 슈팅 타이밍으로 골을 터뜨렸다. 이 슛이 수비수에게 맞고 또 굴절되는 행운까지 따랐다. 바로 이어진 공격 기회에서 잘츠부르크가 코너킥을 얻어냈다. 그리고 후반 31분 슈테판 라이너가 코너킥에서 헤딩골을 터뜨렸다. 라이너의 신장은 175cm에 불과하다.

정신 없이 공격과 수비가 교환되는 경기 흐름 속에서 라치오는 뭔가에 홀린 듯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쳤고, 잘츠부르크는 많은 기회를 살렸다. 슛의 횟수만 보면 잘츠부르크가 12회, 라치오가 6회였기 때문에 잘츠부르크가 승리할 자격은 있었다. 그러나 네 골을 퍼붓고 대승할 정도로 차이가 벌어지진 않았다. 충분히 위협적이었던 라치오 역습이 겨우 한 번 성공했다는 점이 라치오의 문제였다.

공격적이고 과감한 경기 끝에 대역전극이 벌어졌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 이어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에서도 극적인 승부가 나왔다. 그 주인공 중 한 명이 황희찬이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