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말컹이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득점 선두를 달리는 데는 축구 실력뿐 아니라 사소한 요인도 작용한다. 말컹에게 책임감을 주고 긴장을 풀어주는 심리적 요인들이다.

말컹의 지인들은 농담을 섞어 최근 득점을 많이 올리는 비결이 아들이라고 이야기한다. 말컹의 자녀는 둘이다. 2살 난 딸은 아직 어머니 품에 있고, 5살인 아들이 올해 유치원에 들어갔다. 외국인이므로 영어 유치원을 택했다. 예상보다 학비가 비쌌다. 학비 부담이 뭔지 처음 느낀 지 얼마 되지 않아 K리그1에서 맹활약을 시작했다. “양육비가 얼마나 드는지 실감한 뒤 축구에 절실함이 생긴 것 아니냐” “득점 수당을 왜 받아야 하는지 이제 깨달은 것이냐”라는 농담이 나왔다.

창원에서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은 말컹의 첫 1부 리그 도전을 지원하는 든든한 힘이다. 말컹은 지난해 혼자 한국으로 와 생활했다. 올해 구단의 도움으로 창원에 집을 얻어 가족과 함께 생활하게 됐다. 결혼을 하고 자녀가 생기면서 경기력이 향상하는 건 여러 스포츠에서 종종 보이는 현상이다. 국내 축구계에서는 정조국(현 강원FC)이 2010년 첫 아이 태하가 태어난 뒤 경기력이 상승해 ‘분유캄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말컹 역시 가족의 지원을 받으며 디디에 드로그바처럼 더 단단한 공격수로 발전해가는 중이다. 

말컹은 경기 전 긴장을 풀 겸 가벼운 의식으로 종종 인형 뽑기를 한다. 두 골을 넣은 지난 1일 강원FC 원정 경기도 그랬다. 말컹은 경기 장소인 강원도 춘천으로 이동하던 중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인형 뽑기 놀이기구에서 새 인형을 하나 뽑았다.

말컹은 고양이 인형에게 텔리라는 이름을 붙여준 뒤 실제 반려동물인 것처럼 경기 시작 전까지 데리고 다니며 틈틈이 말을 걸었다. 경기를 하러 갈 때는 벤치에 텔리를 앉혀둔 뒤 “나 축구하고 올게, 여기서 기다려”라고 말했다. 그리고 두 골을 넣은 뒤 텔리에게 돌아왔다.

캐릭터 상품을 좋아하는 말컹은 각종 인형과 미니 피규어로 방 안 곳곳을 장식해 뒀다. 196cm 거구인데다 두 아이의 아빠지만 여전히 천진한 면이 있는 말컹은 특히 미키 마우스를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말컹은 올해 개막전 해트트릭을 비롯해 3경기에 출장해 6골을 뽑아내며 1라운드부터 계속 득점 선두를 지키고 있다. 공격 포인트 역시 7개(6골 1도움)로 1위다.

경남은 7일 오후 4시 홈구장 창원축구센터에서 영남권 시도민구단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대구FC와 경기를 갖는다. 말컹, 최영준 등 경남의 주축 선수 대부분이 이 경기에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남FC 제공

*농구하는 축구선수 말컹(동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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