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레드불잘츠부르크는 황희찬 없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원정 경기를 치렀고, 2골을 넣고도 패했다. 잘츠부르크 특유의 저돌적인 모습이 평소보다 부족했던 경기였다.

잘츠부르크는 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 1차전에서 라치오에 2-4로 패했다. 이미 UEL 8강 진출만으로 오스트리아 축구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잘츠부르크는 다시 한 번 돌풍을 기대했지만 승리에 실패했다.

라치오전에서 잘츠부르크는 이번 시즌 UEL 첫 번째 패배를 당했다. 잘츠부르크는 2016년 11월부터 UEL 15경기 무패행진을 이어오고 있었다. 8강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보루시아도르트문트, 레알소시에다드 등 이름값이 더 높은 팀들도 탈락시키며 돌풍을 일으켰다.

잘츠부르크가 앞서 치른 경기들과 라치오전의 차이는 황희찬의 출전 유무였다. 마르코 로제 잘츠부르크 감독은 앞서 치른 UEL 2경기에서 똑같은 선발 라인업을 냈고, 패하지 않았다. 라치오전에서는 황희찬 대신 프레드릭 굴브란센이 무나스 다부르와 최전방에 섰고, 나머지 자리는 모두 이전 경기들과 같았다. 황희찬은 앞선 경기들에서 받은 경고가 누적돼 출전할 수 없었다.

높은 위치에서의 전방압박과 빠른 역습은 잘츠부르크의 전매특허 전술이다. 황희찬은 이 전술에서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순간 스피드로 상대에게 접근해 실수를 유도하고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맡는다. 황희찬은 이런 방식으로 이번 시즌 UEL에서 도움 2개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잘츠부르크가 잘하던 플레이가 경기장에서 효과적으로 구현되지 않았다. 잘츠부르크는 라치오보다 점유율을 높게 가져갔지만 공을 잡는 위치는 주로 후방이었다. 압도적인 홈팬들의 응원 분위기에 위축되고, 전반 8분 만에 세나드 룰리치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전반 45분동안 슈팅을 8개나 했지만 정확도는 부족했고, 발론 베리샤의 페널티킥만 골망을 갈랐다.

잘츠부르크는 후반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마르코 파롤로에게 골을 내주며 다시 한 번 끌려갔다. 라치오가 공을 잡으면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도했지만, 라치오 선수들은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압박을 풀어내며 전진했다. 로제 감독은 후반 25분 굴브란센 대신 미나미노 타쿠미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미나미노는 황희찬처럼 저돌적인 돌파를 무기로 삼는 선수는 아니지만 경기장 곳곳을 부지런히 뛰어다니면 앞에서부터 상대를 괴롭히는 유형이다. 로제 감독의 교체카드는 1분 뒤 동점골로 이어졌다.

동점을 만든 잘츠부르크는 수비라인을 올리고 공격에 무게를 두며 역전을 노렸다. 그러나 이 변화는 부메랑으로 작용했다. 펠리페 안데르손은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치로 임모빌레는 패스와 침투플레이로 수비를 무너뜨리고 득점을 추가했다.

1차전에서 2골차로 패했지만 원정에서 2골을 넣었다는 건 잘츠부르크가 그나마 위안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이다. 다음 경기에서는 황희찬도 돌아온다. 잘츠부르크는 UEL에서 객관적인 전력이 앞서는 팀들과 상대한다. 로제 감독이 리그에서는 굴브란센을 중용하고, 황희찬을 UEL에 기용하는 이유도 많이 뛰며 수비를 도와주고 공격에도 힘을 보탤 선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황희찬의 출전만으로 잘츠부르크가 2골차 열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단을 하긴 어렵다. 그러나 황희찬이 나서면 다부르와 베리샤 등 동료들은 상대 견제가 덜한 위치에서 편안하게 공을 받을 수 있다.

로제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우리는 라치오를 상대로 잘 싸웠고 원정에서 2골을 넣었다. 홈에서 다시 강도 높은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베리샤 역시 “우리 홈 경기에서 충분히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라며 “원정에서 2골을 넣었고, 남은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잘츠부르크와 라치오의 8강 2차전은 13일 열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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