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지난 겨울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한 필리페 쿠티뉴는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출전하지 못한다. 이미 리버풀에서 UCL 경기를 뛰었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부터는 쿠티뉴 같은 사례가 사라진다. UEFA가 유럽대항전 선수 등록 규정을 손봤다.

UEFA는 2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8/2019시즌부터 수정 적용되는 유럽대항전 규정을 발표했다. 다음 시즌부터 UCL과 유로파리그(UEL) 토너먼트 경기가 연장전으로 접어들면 양팀은 4번째 교체를 진행할 수 있고, 결승전 엔트리도 18인에서 23인으로 확대되는 등 눈에 띄는 변화가 많다.

변경된 규정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컵 타이드(Cup-tied) 룰’의 삭제다. UEFA는 새로 발표한 규정에 ‘UCL과 UEL 조별리그를 마친 클럽은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고 3명의 자격 선수를 등록할 수 있다’라고 명시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롭게 영입된 선수의 출전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 여러 국내 리그의 규정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UCL 규정 42조와 UEL 규정 41조에 따르면, 한 선수는 단일 시즌에 두 클럽 소속으로 UEFA 주관 동일 대회(슈퍼컵 제외)에 출전할 수 없다. 이 규정에 따라 겨울 이적시장에 리버풀에서 바르사로 이적한 쿠티뉴는 ‘스페인 라리가’를 비롯한 국내 컵대회만 출전할 뿐 UCL에는 뛰지 못하고 있다.

‘컵-타이드 룰’을 적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대회는 유럽대항전과 ‘잉글리시 FA컵’이다. 이 규정은 영세한 클럽을 부유한 클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었다. 빅클럽이 막강한 자금력을 이용해 경쟁 팀의 좋은 선수를 빼오는 것을 막으려 했었다.

최근 들어 선수들의 가치가 크게 상승함에 따라 ‘컵-타이드 룰’이 없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폐지를 주장한 대표적인 사람은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이다. 벵거 감독은 이 규정을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스널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을 영입했다. 그러나 오바메양은 아스널 소속으로 UEL에 출전할 수 없었다. 전 소속팀 보루시아도르트문트가 UCL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UEL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벵거 감독은 “요즘은 많은 이적료가 오간다. 비싼 돈을 주고 사온 선수들이 경기에 뛰지 못하는 건 말도 안 된다. 모든 팀들이 이 규정에 반대하고 있다”라며 해당 규정의 폐지를 주장했다.

‘컵-타이드 룰’이 삭제됨에 따라 겨울 이적시장이 더 활기를 띄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대항전에 출전하는 클럽들은 선수 영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즉시 전력감으로 뛸 수 있으면서도 다른 팀에서 유럽대항전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를 찾아야 했다. 이제는 그런 수고가 없어졌다. 한편 바뀐 규정이 선수들의 이적료를 더 상승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바뀐 규정에 따라 다음 시즌부터는 단일 시즌에 UCL 우승팀과 준우승팀에서 모두 뛴 선수가 나올 가능성도 생겼다. 이전 소속팀은 UEL에서 우승을 하고 새 팀은 UCL에서 우승을 하는 경우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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