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 류청 기자=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습니다.”

 

한 사람이 지닌 생각이 한 집단이 처한 상황을 잘 보여줄 때가 있다.

 

박주호는 1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한 인터뷰에서 “10분이라도 출전시간이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음은 감독님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유럽에서 치르는 북아일랜드와 폴란드 친선전을 잘 치러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박주호는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하다가 2018시즌 울산현대로 이적하며 기회를 잡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과 이번에 친선전을 치르는 모든 선수도 마찬가지다. 5월부터 다시 모여 친선전 네 경기를 치르지만 그때는 이미 최종엔트가 결정된 이후다. 감독도 선수도 무언가를 바꾸거나 더 보여줄 게 많지 않다. 감독은 선수와 조합 그리고 전술을 살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선수는 자신들이 지닌 기량을 감독과 동료들에게 보일 마지막 장이다. 대표팀 전체가 이번 2연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손흥민 포지션이다. 신 감독은 출국장에서 “일단 투 톱을 머리 속에 담고 있다”면서도 “측면에서 잘할 수 있다면 측면으로도 쓸 수 있다. 가능성을 닫지 않고 여러 가지를 보겠다”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지난해 마지막으로 했던 콜롬비아, 세르비아 친선전에서 손흥민을 투톱에 넣고 재미를 봤었다. 손흥민은 최근 소속팀 토트넘홋스퍼에서 측면 공격수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신 감독 고민이 오히려 늘어났다.

 

수비진도 문제다. 신 감독은 전북현대 수비수 5명을 선발한 게 적절하다는 생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도 “가장 나은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며 “전북이 실점이 많은 것은 안다. 하지만, 수비 조합뿐 아니라 중원과 앞 선에서 어떻게 해주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수비 문제라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실점은 눈에 보이고, 신 감독 머리 속은 보이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신 감독은 자신이 머리 속에 그린 수비진을 잘 조합해 불안감을 없애야 한다.  

 

수비에는 홍정호 같이 개인적으로도 증명해야 하는 선수도 있다. 홍정호는 지난 2017시즌 하반기에 장쑤쑤닝에서 엔트리에 들지 못해 대표팀에도 오지 못했었다. 그는 2017시즌이 끝난 후 전북에 입단해 출전기회를 늘렸다. 홍정호는 좋을 때 보여줬던 힘과 스피드는 거의 되찾았다. 이제 남은 것은 부담과의 싸움이다. 홍정호는 대표팀에서도 부침이 컸었다. 그는 “부담이 되지만, 부담을 극복하고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경기력 외에도 월드컵 본선 연습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는 이번 월드컵에서 실시간으로 경기를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분석관이 헤드셋을 착용하고 실시간으로 자료를 분석할 수 있다. 신 감독은 “연습이 필요하지만 이번에 월드컵과 똑같이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분석관 두 명이 각각 멕시코와 스웨덴 친선 경기를 분석하러 가기 때문이다”라며 “아직 어떤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지도 확실치 않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K리그 소속 대표팀 선수 13명은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떠났다. 모두 웃으며 떠났으나 돌아올 때는 표정이 각각 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제 다음 실험은 없기 때문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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