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김정용 기자= 약간 초라한 전설이 온다. 전북현대와 FC서울의 라이벌전 ‘전설 매치’가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라운드를 통해 열린다. 두 팀 모두 지난 2라운드에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현재 순위는 전북이 4위, 서울은 9위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부터 단점이 노출된 두 명문 구단의 대결이다. 단점을 빨리 보완하고 상대보다 잘 감추는 팀이 승리에 가까워진다. ‘풋볼리스트’의 두 구단 담당 기자가 보완점을 중심으로 보는 프리뷰를 준비했다. 경기는 18일 오후 2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전북현대가 감춰야 할 세 가지 문제

1.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시즌, 기복이 생겼다

월드컵 개최에 맞추기 위해 일찍 리그가 시작됐고, 특히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참가하는 팀들은 예년보다 일주일 일찍 첫 경기를 가졌다. 그 여파는 팀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북은 국가대표에 차출됐다 돌아온 선수가 7명이나 돼 컨디션 관리와 조직력 향상에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전북은 선수 자원이 풍부하고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 경기 무너지진 않지만, 제대로 시즌을 준비하지 못한 타격은 기복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준비해 간 전략이 먹히지 않으면서 상대가 예상보다 거세게 저항할 경우 활로를 찾지 못한다.

반대로 표현하면, 상대 감독이 최강희 감독과의 가위바위보 전략 싸움에서 이길 경우 더 떨어지는 전력으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지난 10일 인천유나이티드가 전북을 3-2로 꺾으며 잘 보여줬다.

 

2. 수비진 로테이션은 공격보다 더 큰 문제를 낳는다

전북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진도 모든 멤버를 돌아가며 활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6경기에서 포백을 4회, 스리백을 2회 활용했다. 6경기에 모두 나온 센터백은 한 명도 없다. 김민재가 5경기로 가장 많이 나왔고 홍정호, 이재성, 최보경이 전술에 따라 호흡을 맞췄다. 많은 팀이 공격은 다양한 조합을 쓰더라도 수비는 완성된 조합으로 1년 내내 가동하길 원한다. 안정감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센터백 4명의 호흡이 완전히 무르익는 날이 오면 로테이션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불안함을 덜 수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3. 그래도 공격부터 생각하는 ‘최씨 고집’

최 감독은 전북 선수들의 역량을 믿고 매 경기 공격에 중점을 둔 라인업을 짠다. 때로는 중원 장악력과 공수 균형이 무너질 걸 알면서도 공격수를 늘린다. 공격진의 역량으로 상대가 어떤 수를 쓰든 눌러버리는 경기가 더 많지만, 독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공격 축구에 대한 고집이 더 강해 보인다. 지난 두 시즌은 전북의 전력이 최 감독의 성에 찰 만큼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수비적인 경기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전북 선수 구성은 최 감독이 원하는 바를 100%에 가깝게 충족했다. 위 두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최 감독이 자기 이상대로 팀을 짤 가능성이 더 높은 경기다.

#FC서울이 감춰야 할 세 가지 문제

1. 아직은 말만 있는 빠른 축구

황선홍 서울 감독은 2017시즌이 끝나고 팀 체질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자 했다. 그가 바라는 축구는 미드필더를 장악하고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침투 패스를 하며 ‘빠른 축구’였다. 날이 갈수록 모드 팀들이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리기에 그걸 깰 수 있는 빠르고 과감한 축구를 하겠다는 이야기였다. 황 감독은 신진호, 정현철, 김성준 조합으로 두 경기를 치렀다. 세 선수는 견고했지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울이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와 한 홈 개막전에서 역전패 한 뒤 야유를 받은 이유다.

 

2.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공격진

서울은 지난 2경기에서 1골만 넣었다. 박주영이 강원 경기에서 1골을 넣었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새로 영입한 안델손은 나름 좋은 기량을 보여줬지만, 연계가 잘 되지 않아 공을 끌 수밖에 없었다. 송경섭 강원 감독은 “(박)주영이도 좋은 선수지만 이제 나이가 좀 있다. 위협적으로 뒷공간을 파고드는 모습은 잘 볼 수 없다”라고 평했다. K리그를 한 시즌 경험 했던 에반드로도 부상 여파로 아직 100%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서울 공격진은 조합도 완벽하지 않고 미드필더와 측면 풀백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 공격이 아직 날카롭지 않다는 이야기다.

 

3. 헐거운 측면 풀백

서울은 측면 플레이가 좋은 팀이었다. 올 시즌은 그렇지 않았다. 단단한 수비도 하지 못했고, 적극적인 공격 가담도 없었다. 서울 풀백은 지난 강원 경기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강원은 좌우로 긴 패스를 넣었고 신광훈과 심상민은 당황했다. 힘과 스피드에서 밀리는 모습도 보였다. 측면이 흔들리니 중앙도 어려움을 겪었다. 전북은 측면이 좋은 팀이다. 서울이 이번 경기에서도 이런 모습을 개선하지 못하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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