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곤살로 이과인은 토트넘홋스퍼를 상대로 맹활약한 뒤 더욱 강력한 공격수로 거듭났다. 축구선수치고 너무 살이 쪘다는 지적과 달리, 이과인을 중심으로 한 유벤투스 공격은 간결하고 치명적이다.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2017/2018 이탈리아세리에A’ 28라운드를 치른 유벤투스가 아탈란타에 2-0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유벤투스가 1위를 지켰고, 아탈란타가 8위가 됐다. 중상위권팀 아탈란타와 치르는 쉽지않은 승부였지만 유벤투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우승 경쟁팀 나폴리가 최근 AS로마, 인테르밀란을 상대로 1무 1패에 그치며 유벤투스가 1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현재 유벤투스가 승점 74점, 나폴리가 승점 70점이다.

유벤투스 상승세의 주인공은 단연 이과인이다. 이과인은 지난 1월 28일 키에보전부터 자신이 출장한 5경기에서 연속골을 넣었고, 그 뒤로도 4경기 2골을 추가했다. 최근 9경기 출장 10득점 3도움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유벤투스가 넣은 21골 중 절반 이상이 이과인의 발에서 비롯됐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토트넘과 1, 2차전 합계 4-3으로 명승부를 벌일 때 이과인이 2골과 1도움으로 핵심 역할을 했다.

유벤투스는 이과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토트넘을 꺾을 때는 4-4-2 포메이션이 먹혔다. 아탈란타전은 지난 시즌부터 주력 전술이었던 4-2-3-1로 돌아갔다. 어느 전술을 쓰든 이과인은 골과 도움을 통해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과인은 한때 결정력만 좋고 나머지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폴리 시절 절묘한 공간 침투로 동료들의 득점을 이끌어냈지만, 유벤투스로 이적한 뒤 체중이 불어나며 둔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탈란타전에서 이과인은 골과 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29분 더글라스 코스타가 고속 드리블로 수비수들의 이목을 모두 집중시킨 뒤 노마크 상태인 이과인에게 패스를 내줬고, 이과인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후반 36분에는 왼쪽 측면으로 빠지며 롱 패스를 받은 파울로 디발라가 문전의 이과인에게 완벽한 땅볼 크로스를 내줬다. 이과인은 직접 득점하겠다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노마크 상태인 블래즈 마튀디에게 패스했다. 마튀디의 세리에A 3호골이 터졌다.

이과인은 1골 1도움뿐 아니라 동료의 슛을 이끌어낸 패스를 하나 더 기록했고, 드리블 돌파는 5차례나 성공했다. 위치가 최전방인데도 이과인의 잘못으로 공을 흘린 횟수는 단 1회에 불과했다. 안정적으로 동료를 찾아 플레이를 전개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패스는 겨우 16회를 기록했을 뿐이지만 매번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과인은 정적인 상황에서도 빠른 상황 판단, 유려한 기술, 동료에게 내주는 정확한 패스를 통해 팀 공격에 기여하고 있다. 한층 나아진 이과인의 경기력은 유벤투스가 최근 23경기에서 20승 3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는 중요한 동력이다.

디발라와 호흡이 나아진 것도 이과인의 경기력 향상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과인이 비교적 중앙에서 머무르며 공격의 중심을 잡으면, 디발라가 그 주위에서 넓은 공간을 활용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는 조합이다. 디발라는 이날 골도 도움도 없었지만 여러 차례 좋은 공격 상황을 만들어냈다. 최근 이과인의 어시스트 덕을 가장 많이 보는 선수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이과인은 자신감이 크게 늘었다. 최근 더 창의적인 역할을 맡으면서, 자신이 그저 득점만 하는 해결사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고 말했다.

이과인의 활약은 세리에A 우승 경쟁과 유벤투스의 UCL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후배 디발라와 환상적인 호흡이 더 이어진다면 유벤투스 공격은 유럽 정상급으로 평가받기 충분하다. 이번 시즌 영입된 윙어 코스타가 점차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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