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결정력의 차이가 FC바르셀로나와 첼시의 희비를 갈랐다. 첼시는 경기를 잘하고도 리오넬 메시에게 공간을 내주는 우를 범하며 무너졌다.

15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노우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바르사가 첼시에 3-0으로 승리했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바르사는 2차전 승리로 합계 스코어 4-1을 기록, 11시즌 연속 UCL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양 팀의 선발 명단은 1차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바르사는 파울리뉴 대신 우스망 뎀벨레를 오른쪽 미드필더로 투입했고, 첼시는 페드로를 빼고 올리비에 지루를 넣으며 원톱 공격수를 세웠다. 첼시는 전술에도 변화가 있었다. 홈에서 철저하게 수비에 집중하며 역습을 노렸던 1차전과 달리 조금 더 공격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뒤로 완전히 내려서지 않은 덕에 첼시는 1차전보다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1차전에서 26.9%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2차전에서 44.2%로 늘어났다. 점유율이 높아진 대신 수비는 1차전만큼 견고하지 않았다. 첼시는 천천히 공격하는 바르사 선수들을 확실하게 막지 못했고, 수비 실수가 더해지며 실점을 내줬다.

전반 3분만에 나온 메시의 선제골도 첼시 수비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모서리부근에서 공을 잡은 메시는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루이스 수아레스와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슈팅 각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의 다리 사이로 슈팅을 해 득점에 성공했다. 메시가 처음 공을 잡았을 때 앞에 서있던 에당 아자르는 적극적으로 메시의 전진을 막지 못했다. 메시가 수아레스에게 공을 주고 돌아 들어갈 때도 메시를 견제하는 수비수는 없었다.

두 번째 실점 장면은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메시의 전방 압박에 실수를 범하며 시작됐다.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차단한 메시는 하프라인에서부터 페널티박스까지 거침없이 전진했고, 첼시 수비 4명은 메시와 수아레스에 달라붙었다. 그 사이 반대편으로 뛰어들어온 뎀벨레를 완전히 놓쳤고, 뎀벨레는 메시의 패스를 받아 강한 슈팅을 때려 바르사 이적 후 첫 골을 넣었다.

메시가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을 때에도 첼시 수비는 메시를 완전히 놓쳤다. 수아레스가 하프라인에서 공을 몰고 전진할 때 첼시 수비수들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수아레스만 신경 썼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로질러 이동하는 메시를 막지 못했다. 메시가 공을 받은 이후에야 수비가 붙었고, 공을 잡고 달리는 메시를 막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메시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여 수비수를 벗겨내고 왼발 슈팅으로 쐐기를 박았다.

첼시는 1차전에서 완성도 높은 수비전술로 전방으로 향하는 공을 사전에 차단시켜 메시를 고립시켰다. 메시의 발에서부터 시작되는 바르사의 다양한 공격전술이 잘 나오지 않았고, 메시도 슈팅을 하나 밖에 때리지 못했다. 2차전에서 헐거워진 첼시의 수비는 메시에게 자유를 줬다. 메시는 드리블 6번을 시도해 모두 성공했고, 슈팅 3개를 시도해 모두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메시가 살아나자 바르사 공격도 힘을 얻었다. 1차전에 2개에 불과했던 바르사의 유효슈팅은 7개로 늘었다.

첼시는 바르사보다 더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었지만 결정력 부족을 극복하지 못했다. 슈팅 14개를 때리고도 득점에 실패했다. 1,2차전을 합해 슈팅 25개를 때렸지만 유효슈팅으로 연결된 건 5개 뿐이었다. 골대를 4번이나 맞추는 불운도 따랐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우리는 많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하며 “불평만 하고 있지 않겠다. 일요일에 열리는 레스터시티와 경기를 다시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