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북현대 오른쪽 수비수 이용이 축구 남자 대표팀에 선발된 12일, 지우반 올리비에라 피지컬 코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이용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를 남겼다.

지우반 코치의 메시지는 포르투갈어와 한국어로 나란히 적혀 있다. 한국어는 군데군데 문법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용에 대한 마음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전북현대라는 팀의 가족이 되어 일을 하는 동안 기쁜 소식을 많이 들었지만 오늘만큼은 정말 최고의 소식을 들은 것 같습니다. 작년 한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고 지쳐 있는 눈을 보았고 연말이 돼서 다시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위치인 대표팀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결과 그 꿈을 다시 이뤄 너무 기쁩니다.”

지우반 코치는 “지난 일들을 생각하면 혼자서는 절대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개달을 수 있었고, 다시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힘든 시간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워주고 노력해줘서 고마워. 대표팀 복귀한 것을 정말 진심으로 축하해 이용”이라고 썼다. 이용은 이 게시물을 리포스트(인용)한 뒤 “고마워 지우반 널 만난 건 행운이야”라고 덧붙였다. 엄지손가락 이모티콘 세 개도 함께였다.

지우반은 브라질에서 온 전북의 피지컬 담당자다. 브라질의 상파울루와 산투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알사르자, 수원삼성, 우크라이나 명문 디나모키예프 선수들의 회복과 재활을 도왔다. 전북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건 지난해부터다. 파비우 전 피지컬 코치가 올해 산둥루넝으로 떠나자 전북은 다른 코치를 영입하지 않고 지우반을 피지컬 코치로 승격시켰다. 당시 백승권 전북 단장은 “다른 무엇보다도 현장에 있는 코칭 스태프들과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실전 복귀 기간을 단축해주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며 지우반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지우반은 단순한 물리치료만 하는 수준을 넘어 선수들의 몸을 디자인하고 최상의 체력을 갖추도록 훈련 프로그램을 짜는 능력까지 갖췄다. 전북이 파비오 이후를 맡길 만했다. 지우반은 이동국, 김신욱, 로페즈 등 전북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 치료와 함께 다양한 신체 강화 프로그램도 맡았다.

이용은 지우반이 가장 마음을 많이 쓰고 공들인 선수였다. 이용은 지난해 내내 스포츠 탈장으로 고생했다. 재활훈련 끝에 탈장으로 인한 통증이 재발하기를 반복했다. 지난해 말 세 번째 탈장 수술을 받기 위해 독일의 명의로 유명한 울리케 무샤베크 박사를 찾아갈 때 지우반도 동행해 이용의 곁을 지켰고, 수술 이후의 재활을 한층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다. 완치됐다는 진단을 받은 이용은 재활에 박차를 가했고, 목표였던 3월 대표팀 명단 합류에 성공했다.

지우반은 이용이 올해 첫 공식경기를 소화한 지난 2월에도 인스태그램을 통해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하게 되어 너무나도 기쁘고, 긴 공백 기간이 있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서 고마워. 항상 나는 너를 위해 그리고 전북 모든 선수들에게 헌신할 준비가 되어있으니깐 올해 좋은 모습 보여주길”이라는 한글 메시지를 남겼다.

이용은 19일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24일 북아일랜드, 28일 폴란드와 친선경기를 치를 23인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 6일 톈진췐젠 전에서 몸싸움 중 어깨가 상대 미드필더 악셀 비첼과 걸려 부상을 입었지만 정도가 가벼웠기 때문에 일찍 훈련에 복귀했다.

사진= 지우반 올리베이라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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