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은 ‘전설’ 차범근 이후 세계 무대에서 가장 검증된 득점원과 함께 ‘2018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한다. 큰 무대에서 아시아인 최고 수준의 득점력을 보여주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에 위치한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에서 2골을 넣었다. 토트넘홋스퍼가 본머스에 4-1로 승리했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득점해 7골을 추가한 손흥민은 개인 최다골 시즌에 다가가고 있다. 1월 말부터 약 한달 동안 골이 없었으나 3월 들어 토트넘이 치른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득점했다. 현재 EPL 12골, FA컵 2골,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골을 넣어 총 18골을 기록 중이다. 개인 최다골은 2016/2017시즌의 21골이었다. 토트넘은 앞으로 최소 9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현재까지 43경기 출장(교체출장 포함) 18골을 넣은 득점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남은 일정에서 3~4골을 추가할 수 있는 페이스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한층 성장한 손흥민의 경기력은 한국 대표팀에도 큰 힘이 된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독일분데스리가에서 두 시즌 연속 10골을 넘긴 유망주긴 했으나 국제 경험이 부족했다. 현재 손흥민은 리그 10골 이상을 다섯 번 기록하며 유럽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골을 넣는 2선 득점원 중 한 명이 됐다. 유럽대항전에서 통산 13골을 넣었고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유벤투스, AS모나코 등 명문 구단의 세계적인 수비수들과 싸운 경험이 쌓였다.

현재 손흥민은 ‘1986 멕시코월드컵’에 참가했던 차범근 전 수원삼성 감독 못지않게 뛰어난 유럽 무대 득점력을 지닌 상태에서 월드컵에 참가한다. 차 감독은 1986년 대회를 앞두고 바이엘04레버쿠젠 소속으로 시즌 19골(공식 대회 통산)을 넣었다. 차 감독의 개인 최다골 시즌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한국 선수 최초로 유럽에서 시즌 20골을 넣었고, 두 시즌 연속 20골을 돌파한 뒤 월드컵에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차 감독의 32년 전 상황과 비교하면 손흥민의 현재 컨디션과 상황이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차 감독의 전성기 시절 한국은 월드컵 본선과 거리가 멀었다. 차 감독은 메르데카컵, 킹스컵, 아시안컵 등 아시아 대회에서 주로 활약했다. 지금처럼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대표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1978년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뒤 사실상 대표 은퇴 상태였다. 그러다 사상 두 번째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하자 급히 대표팀에 합류해 1986년 대회 본선만 뛰었다. 차 감독의 당시 상황에 비하면 손흥민은 꾸준히 한국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중이다.

지금 세계 축구에서 가장 큰 판은 대표팀이 아니라 유럽 클럽 대회다. 손흥민은 득점력 하나만 놓고 본다면 역대 한국 선수 중 유럽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중이다. 한국은 대표팀 역사상 세계 무대에서 가장 검증된 득점원과 함께 러시아로 가게 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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