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4-4-2 포메이션을 쓸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대표팀 멤버를 이 포메이션에 대입해 보면 본선 전술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신태용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은 12일 국가대표 23명 명단을 발표했다. 19일 소집돼 24일 북아일랜드, 28일 폴란드와 친선경기를 치를 멤버다. 이미 멤버가 80% 정해져 있다고 말했기 때문에 이번 소집 멤버 대부분이 러시아까지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표팀 주전급 선수 중 부상자도 없다. 예비명단 6명까지 포함하면 29명 중 월드컵 멤버가 대부분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신 감독은 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어떤 전술을 쓸지 언급하길 꺼렸다. 그러나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 4-4-2 포메이션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시작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포메이션은 4-4-2로 가정”한다면서도 “손흥민은 투톱으로 놓을지 사이드로 놓을지에 따라 포메이션 달라질 수 있다. 투톱으로 가면 파트너 누가 될 것인지, 사이드로 가면 원톱이나 투톱 중 투톱 어떻게 쓸 것인지는, 모든 것을 다 지금 풀어 놓으면 월드컵 상대 팀들이 분석할 수 있으므로 밝힐 수 없는 점 이해 바란다”라고 말한 것이다.

깜짝 전술로 다른 포메이션이 쓰일 수도 있지만, 현재 주력 전술이 4-4-2가 본선까지 유지된다면 손흥민의 자리는 공격수다. 한국이 쓰는 4-4-2는 미드필더 네 명 모두 수비 가담 능력을 갖춘 선수를 기용하는 전술이다. 중앙 미드필더까지 볼 수 있는 이재성과 권창훈이 주전이고, 이들이 없을 경우 기용되는 김민우와 고요한은 풀백까지 소화할 수 있다. 공격수에 가까운 손흥민을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하긴 힘들다.

예비명단까지 공격수가 6명이다. 강한 전방 압박과 측면 침투로 손흥민을 살려줄 카드는 이근호다. 황희찬도 비슷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제공권으로 ‘빅 앤드 스몰’ 조합을 만들 수 있는 건 김신욱이다. 공격의 멀티 플레이어 지동원, 김신욱보다 더 민첩하면서 제공권도 겸비한 석현준이 도전자에 해당한다.

오른쪽 미드필더는 권창훈이 주전, 이재성이 후보 멤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직되기 쉬운 4-4-2는 왼발잡이 권창훈이 공을 몰고 중앙으로 돌입하는 움직임 덕분에 다양성을 갖게 된다. 권창훈이 빠질 경우, 오른발잡이 미드필더보다는 같은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이재성이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게 자연스럽다.

오른쪽 미드필더가 공격적인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하는 반면, 왼쪽 미드필더는 좀 더 수비적이고 팀 플레이에 집중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본적으로는 이재성이 자신의 공격적인 능력을조금 희생하더라도 팀을 위해 왼쪽에 배치돼 왔다. 대체 멤버는 김민우다. 수비 가담은 약간 부족한 대신 왼쪽에서 킥과 볼 키핑으로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염기훈도 대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왼발잡이가 4명이나 되는 구성이다.

원톱 아래 섀도 스트라이커를 두는 4-4-1-1이 쓰일 수도 있다. 이 경우 공격형 미드필더는 구자철, 권창훈, 이재성 등 수비력을 겸비한 선수들이 맡는다. 구자철은 미드필드 모든 위치를 무난하게 커버할 수 있는 대표팀의 베테랑이다.

예비명단에 든 김승대는 섀도 스트라이커, 공격적인 좌우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다. 이청용은 최근 컨디션이 나빠 경쟁에서 밀려 있지만, 4-4-2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가장 경쟁력 있는 선수 중 하나다. 대표팀에 합류할 정도로 기량을 회복한다면 권창훈, 이재성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스타일로 ‘찬스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

중앙 미드필더 조합은 기성용의 파트너가 관건이다. 기존 멤버인 정우영, 이창민에 박주호가 경쟁에 가세했다. 기성용을 편하게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박스 투 박스’ 스타일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적합하다. 각 경쟁자 모두 완벽하진 않지만 장점을 갖고 있다. 정우영은 기성용의 플레이메이킹 부담을 나눠가지면서 몸싸움도 어느 정도 가능한 선수다. 이창민은 다재다능하고 공격적인 미드필더다. 박주호는 ‘2015 호주아시안컵’ 때 지능적인 ‘패스 앤드 무브’로 패스 전개와 수비진 대형 형성에 도움을 준 바 있다. 이번에 부상으로 이탈한 고요한(FC서울)도 중앙 미드필더, 풀백, 측면 미드필더 자리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수비진은 비교적 변동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장현수와 김민재의 주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여기에 김민재와 같은 팀에서 뛰는 홍정호가 경쟁에 가세했다. 윤영선, 정승현이 도전자다. 꾸준히 대표팀에 선발돼 온 권경원(톈진췐젠), 김영권(광저우헝다)이 빠져 있기 때문에 변동 가능성이 남아있다.

4-4-2 포메이션은 특히 기민하게 포백 라인을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며 경기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이 역할을 장현수가 잘 소화해 왔다. 홍정호와 김민재의 호흡으로 장현수의 리딩 능력을 대체할 수 있다면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긴다.

좌우 수비수는 김진수와 최철순이 경쟁에서 앞서 있다. 김민우는 풀백부터 미드필더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레프트백 후보로 홍철, 라이트백 후보로 이용과 고요한이 대기한다. 역시 언제든 주전이 바뀔 수 있는 포지션이다. 특히 최철순과 이용은 전북에서 주전 경쟁을 하는 동료들이다. 최철순의 에너지와 이용의 크로스 중 신 감독이 어떤 무기를 택하느냐에 따라 선발 라인업이 달라질 수 있다.

골문 역시 주전 경쟁이 진행 중이다. 신 감독은 조현우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지만 김승규, 김진현 등 기존 멤버들의 도전이 여전하다.

 

#4-4-2 포메이션으로 본 월드컵 예상 멤버

골키퍼 : 조현우 유력, 김승규와 김진현 경합

센터백 : 장현수와 김민재 유력, 홍정호 경합, 윤영선과 정승현 도전, 김영권과 권경원 변수

레프트백 : 김진수 유력, 김민우 경합, 홍철 도전

라이트백 : 최철순 유력, 고요한 서브, 이용 경합

중앙 미드필더 : 기성용 확실, 정우영 이창민 박주호 경합, 고요한 변수, 구자철 서브

왼쪽 미드필더 : 이재성 유력, 염기훈 김민우 서브

오른쪽 미드필더 : 권창훈 유력, 이재성 서브, 이청용 변수

투톱 : 손흥민 확실, 김신욱 이근호 유력, 황희찬 경합, 지동원과 석현준 변수

섀도 스트라이커 쓸 경우 : 이재성 구자철 권창훈 경합, 김승대 변수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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