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대표팀 구성, 80% 이상은 확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신태용 남자축구국가대표팀 감독)

12일 오전 신태용 한국 남자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 함께할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유럽 현지에서 24일 북아일랜드, 28일 폴란드와 2연전을 치른다. 이번 명단을 보면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신 감독은 선수 23명을 발표하며 “대표팀 구성은 80% 이상 확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연습경기나 훈련 때 큰 부상 등이 없다며 제 머리 안에 80%는 들어와 있다”라고 말했다. 월드컵 개막이 10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신 감독은 “월드컵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 있게 할 수 있나를 생각해서 뽑았다”라고 했다.

손준호, 이찬동, 김승대 등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선수가 있었던 지난 1월 소집과 달리, 신 감독은 이번 소집에서는 그간 대표팀 명단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었던 선수와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선수를 선택했다. 부임 후 경기를 치르며 나온 문제점을 토대로 한 선발이었다.

수비진에 전북 선수를 5명이나 뽑은 이유도 대표팀을 고질적으로 따라다닌 수비조직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대표팀은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부터 수비진 구성이 매번 바뀌며 호흡에 문제를 보였다. 신 감독은 “수비라인이 계속 바뀌는 것보다는 팀에서 손발을 맞추던 것이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수비수 8명 중 5명을 전북 선수로 뽑은 이유를 설명했다.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던 기성용의 파트너로는 박주호를 실험한다. 박주호는 올 시즌 유럽생활을 정리하고 울산현대에 입대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지난 해 6월 이후 대표팀에 소집된 적이 없지만 새로운 선수라고는 할 수 없다. A매치 32경기에 뛰었을 만큼 경험이 많고, 신 감독이 A대표팀 코치를 하면서도 꾸준히 봤던 선수다. 신 감독은 “주세종이나 이명주가 경찰청에 입대해 군사훈련을 받으면서 몸이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미드필더가 상당히 부족하다”라며 “박주호가 (미드필더로)대표팀에서도 어느 정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뽑았다. 코치 시절 기성용 짝으로 볼란치 역할도 잘 해줬다”라고 말했다.

수비에 비해 선수 풀이 넓은 공격진은 몸이 좋은 선수 위주로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김신욱, 손흥민, 황희찬, 이근호가 뽑히고 석현준과 지동원이 예비 명단으로 밀린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유럽으로 날아가 석현준과 지동원의 경기를 모두 관전했던 신 감독은 경기력이 좋지 않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월드컵에 갈 선수들이 80%는 정해졌다고 해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 감독은 “지금 머리를 가장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게 수비라인”이라고 털어놨다. 전북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긴 했지만 실점율이 높아 부담이 된다는 게 신 감독의 설명이다. 공격진 구성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근 맹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의 위치에 따라 투톱과 원톱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남은 20%는 유럽 2연전을 치른 후에 채워진다. 신 감독은 “마음가짐이나 행동, 팀을 위한 희생정신 등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월드컵에 갈 수 있는지 없는지가 달라질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이번 소집에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5월 소집에서는 탈락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경우 좋은 몸상태와 집중력을 시즌이 끝난 뒤인 6월까지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에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이 다음 소집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신 감독도 언급했다시피 컨디션과 부상 등의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신 감독 부임 이후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중용받은 고요한의 경우가 부상으로 이번에 빠진 케이스다. 부상 정도가 크지 않은 점과 여러 포지션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여전히 월드컵에 갈 수 있는 후보다.

석현준과 지동원도 컨디션과 부상으로 이번에 낙마했다. 신 감독은 석현준을 두고 "작년 11월까지 몸이 괜찮았는데 부상이 오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다름슈타트 임대 이적후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지동원의 경우에는 신 감독이 관전한 경기에서 근육 부상으로 제 컨지션이 아니었다. 예비 명단에 포함됐다는 건 여전히 코칭스태가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팀은 19일 인천국제공항에 소집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출국한다. 손흥민, 권창훈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북아일랜드 현지에서 선수단에 합류한다.

 

# 신태용호 3월 소집 명단

GK : 김승규(빗셀고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조현우(대구FC)

DF : 홍정호, 김민재, 김진수, 최철순, 이용(이상 전북현대), 장현수(FC도쿄), 윤영선, 김민우(이상 상주상무)

MF :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FC도쿄), 박주호(울산현대), 이창민(제주유나이티드), 권창훈(디종FCO),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현대), 염기훈(수원삼성)

FW : 김신욱(전북현대), 손흥민(토트넘홋스퍼), 황희찬(레드불잘츠부르크), 이근호(강원FC)

예비명단 : 정승현(사간도스), 홍철(상주상무), 김승대(포항스틸러스),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지동원(다름슈타트), 석현준(트루아AC)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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