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파리생제르맹(PSG)이 다시 한 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16강에서 무너졌다. 네이마르가 부상당한 것만으로는 핑계를 댈 수 없을 정도로 총체적으로 무너졌다.

 

PSG는 한국시각으로 7일 새벽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패배 종합선물세트’를 받아 들었다.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던 PSG는 2차전에서도 1-2로 패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세미루에 연속골을 내줬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앙헬 디 마리아, 에딘손 카바니 그리고 킬리앙 음밥페 3톱을 내세워 레알에 맞섰으나 중원에서 밀렸다. 미드필더 마르코 베라티는 후반 25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기도 했다.  

 

에메리 감독은 구단과 팬 바람을 현실로 만들지 못했다. PSG가 로랑 블랑 전임 감독과 계약하지 않고 에메리를 선임한 이유는 단 하나다. UCL에서 우승을 바랐다. 블랑은 준수한 성적을 보이다가도 UCL 토너먼트에 돌입하면 조금 수동적인 전술 운용으로 비판을 받았었다. 에메리는 두 시즌 연속 UCL 16강에서 탈락하며 블랑보다도 못한 성적에 그쳤다. 에메리는 감독으로 나선 UCL에서 단 한 번도 8강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번이 6번째 실패다.

 

PSG는 유리한 상황에서 스스로 넘어졌다. 에메리는 원정으로 한 1차전에서 먼저 골을 넣고 수비적인 경기를 하다 패배를 자초했다. 선제 골로 앞서가다 뒤로 물러선 이후 내리 3골을 내줬다. 2차전도 비슷했다.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기에 레알 역습에 계속해서 위협받았다. 에메리는 공격 가담이 좋은 유리 베르치체와 다니 아우베스를 양쪽 풀백에 세웠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레알 측면 뒷공간을 공략했다. 아우베스는 패스 미스로 첫 실점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중원의 핵 베라티는 ‘패배의 핵’이 됐다. 베라티는 상대 견제와 고전을 참지 못했다. 후반 25분(당시 0-1) 심판이 상대 수비수 몸싸움에 파울을 선언하지 않자 심판에게 뛰어가 적극적으로 항의하다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그 순간 경기는 끝났다. 에메리 감독은 경기 후 한 인터뷰에서 “베라티 퇴장이 우리를 죽였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패스를 넣어줘야 할 베라티가 사라졌고, 수적 열세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베라티는 이번에만 퇴장으로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니다. PSG가 UCL에서 최근 받은 레드카드 4장 중 3장은 베라티 몫이다. 베라티는 2013/2014, 2016/2017시즌에도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한 바 있다. 베라티가 나가면 PSG가 받는 타격은 크다. 베라티는 경기를 풀 수 있는 선수다. 전 AC밀란 감독인 아리고 사키는 “베라티와 베라티의 태도를 보면, 구단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PSG는 거액을 들여 네이마르와 음밥페를 영입하고도 사상 처음으로 UCL에서 3연패를 당했다. 지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바이에른뮌헨과 16강 레알마드리드(1.2차전) 경기를 모두 패했다. PSG는 UCL에서 3연패를 당한 기록이 없다. 에메리 감독은 가장 비싼 팀을 데리고 가장 아쉬운 성적을 내고 말았다. 추측보도지만 벌써부터 에메리 감독 후임 후보자 이름이 기사에 오르내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UCL 토너먼트에서 스페인 팀을 만나면 지는 징크스도 끊지 못했다. PSG는 UCL 토너먼트에서 스페인 팀을 4번 만났는데 모두 탈락했다. FC바르셀로나(3번, 2012/2013-2014/2015, 2016/2017)와 레알에 모두 밀렸다.

 

홈 무패 기록도 사라졌다. PSG는 지난 2016년 3월 20일 모나코에 0-2로 패한 뒤로 51경기 동안 패하지 않았다. 거의 2년 동안 지킨 파르크 데 프랭스를 레알에 내주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PSG는 ‘패배 종합선물세트’를 받아 들었다. 1패만 당했을 뿐이지만 잃은 게 너무 많다. PSG는 이날도 골을 터뜨린 카바니가 지는 UCL 16경기에서 15골을 넣은 것으로만 위로를 삼을 수 있을 정도다.  

 

PSG는 UCL에서 또 실패했다. 에메리도 네이마르도 팀을 구할 수는 없었다. PSG는 다시 한 번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유럽 무대에서 원하는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기초 공사부터 돌아봐야 한다.

 

사진=레키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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