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박주호의 K리그 데뷔는 극적인 월드컵 참가로 이어질 수 있을까? 박주호 자신은 “쉽지 않다”고 하면서도 가능성을 놓지 않았다.

27일 서울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2018’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박주호는 가장 화제를 모은 스타였다. 일본, 스위스 팀을 거쳐 독일분데스리가의 마인츠05와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뛴 박주호는 올해 울산현대로 이적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먼저 선을 보인 박주호는 이미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3월 1일 전북현대를 상대하는 K리그1(1부) 데뷔전은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주호의 화두는 포지션이다. ACL에서 레프트백과 중앙 미드필더로 각각 한 경기씩 소화했다. 박주호 개인의 플레이는 두 경기 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울산 입장에선 미드필더 박주호가 더 반가웠다. 박주호를 중원에 배치한 가와사키프론탈레 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어떤 포지션에서 뛸 것 같냐고 묻자 박주호는 “지금으로선 미드필더다. 미드필더로 뛰는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니까. 선택은 김도훈 감독님이 하시는 거지만 예상을 한다면 미드필더라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두 포지션 다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지만 미드필더가 난이도는 더 높다. “둘 다 편한 포지션인데 플레이하기 편한 건 사이드백이다. 공을 받을 때 늘 상대를 마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드필더는 상대를 등지고 공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경기 내내 나온다”고 말했다.

미드필더로 나온 박주호는 동료 레프트백을 돕는데 많은 신경을 쓴다. 박주호는 “미드필더로서 내 장점이라면 사이드백을 해 봤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이드백을 어떻게 해야 편하게 해줄지 생각하며 뛴다”고 이야기했다. 박주호는 중앙 미드필더일 때도 약간 왼쪽에 치우친 위치를 더 좋아한다. 그 자리에서 레프트백과 연계 플레이를 하며 상대를 공략해 나간다.

미드필더로 자리를 굳힌다면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갈 수 있을까? 한국은 기성용의 파트너로 수준급 미드필더를 여럿 보유하고 있지만 확고한 주전은 없기 때문에 아직 경쟁의 여지가 남아있다. 박주호는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기성용의 파트너 미드필더로서 결승 진출에 기여한 바 있다. 지난 1년 동안 도르트문트에서 주전 경쟁에 실패했기에 대표팀에서도 멀어졌지만, 한때 주전 멤버로서 참가 욕심을 버리긴 힘들다.

그러나 박주호는 포지션에 따라 월드컵 참가 가능성을 논하는 건 힘들다고 했다. “누구는 미드필더로 뛰는 게 오히려 월드컵행 가능성을 떨어뜨린다고도 하더라. 중요한 건 포지션이 아니라 내 몸 상태다. 아시안컵 때도 사이드백으로 뽑혀서 계속 미드필더로 뛰었다. 대회 내내 한국의 레프트백은 김진수 한 명이었다. 포지션이 어디든 신태용 감독님이 보시기에 내가 필요하면 뽑아서 활용하실 거다.”

신 감독에게 잘 보일 필요는 없다. “신태용 감독님과 대표팀에서 2년을 함께 보냈다. 감독님의 여러 인터뷰를 봤는데, 특별한 플레이로 어필하는 것보다 몸 상태가 더 중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예전의 내 모습이 나온다면 발탁 확률이 올라갈 거고, 못 보여주면 쉽지 않을 거다. 일단 내 모든 걸 그라운드에서 쏟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몸 상태가 70%라고 본다. 60%만 보여주는 게 아니고 70을 모두 쏟아내야 한다. 그래야 내 한계를 밟고 다음 단계로 몸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미 풀타임은 소화할 수 있지만 예전만큼 활동량이 안 나오기 때문에 만족 못 한다.”

박주호가 먼저 집중해야 하는 목표는 울산의 k리그1 우승이다. 울산은 박주호, 황일수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북현대의 독주 체제에 도전할 전력을 갖췄다. 박주호는 "우리 팀 목표가 우승이다. 나는 신뢰를 받았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주호는 아내와 아이도 곧 한국에 들어와 함께 생활할 예정이다. 한국인이 아닌 두 가족은박주호의 이직에 맞춰 한국 생활을 경험하게 됐다. 박주호는 “가족이 울산 이적을 지지해 줬다. 후회가 남지 않을 결정을 하라고 하더라.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 모두의 생각이었기 때문에 곧 들어올 거다. 계속 한국에서 지내긴 힘들고, 왔다갔다 하면서 지내지 않을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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