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점점 더 깊고 복잡해지고 있다. 현상과 주제는 점점 늘어나는데, 그에 대한 정보는 충분하지 않다. '풋볼리스트'는 매달 뜨거운 주제를 잡아 자세한 설명을 담은 기사. 풋볼리스트M(montly)을 낸다. 2018년 2월 주제는 풋살이다. <편집자주>

“발로 공을 찬다, 골대에 공을 넣어 득점한다. 이 두 가지를 빼면 풋살과 축구는 완전히 다르다.”

축구와 풋살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최경진 서울은평FS 플레잉코치는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훨씬 더 많다”라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풋살을 미니 축구라고 생각한다. 축구장보다 작은 공간에서, 적은 인원으로 축구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최 코치도 “나도 처음에는 풋살과 축구가 다른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최 코치는 풋살선수로 활동하며 FK리그(풋살리그) 득점왕도 여러 차례 수상하고, 풋살 국가대표로아시아축구연맹(AFC) 풋살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원래는 엘리트 축구선수였다. 그는 2004년 인천유나이티드를 나온 후 전주대학교 축구부 정진혁 감독의 권유로 풋살을 처음 접했다. 당시에는 축구선수들이 풋살선수를 할 때였다.

축구선수가 풋살선수로 뛰다 보니 한국은 국제대회에 나가서도 풋살장에서 축구경기를 했다. AFC 풋살 챔피언십이 처음 열렸던 1999년에는 한국 풋살대표팀이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성적이 좋았다. 다른 나라들도 한국처럼 축구선수들로 풋살대표팀을 꾸렸고, 한국의 실력은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외국과 한국의 격차는 벌어졌다. 외국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전문적으로 풋살을 육성한 반면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

“일본, 베트남, 이란 같은 팀들은 풋살을 하는데 우리는 축구를 했다. 축구하는 것처럼 일대일 돌파를 하려고 하고, 드리블을 해서 크로스를 올렸다. 풋살에서는 그게 안 통하더라. 골대는 작고 사람은 크다 보니 슈팅이 다 막혔다. 다른 팀들은 풋살에 맞는 전략, 전술을 가지고 골을 넣었다.”

풋살대표팀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 일본, 베트남 체계적인 시스템을 보면서 최 코치는 풋살 전문 선수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2012년 유소년FK리그가 출범하자 풋살을 가르치는 아카데미를 만들고 유소년팀을 꾸렸다.

처음에는 풋살과 축구를 같이 가르쳤다. 그러다 경험이 쌓이고 외국의 시스템을 보고 배우면서 풋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6년을 투자하다 보니 체계적인 시스템도 갖추게 됐다. U-10(10세 이하)팀부터 고등부까지 연령별 팀을 운영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사회교육원에 풋살팀을 만드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최 코치는 “어린 아이들은 확실히 습득이 빠르다. 중간에 축구를 하다가 풋살로 전향을 하면 쉽게 적응을 못한다. 초등학교 6학년만 돼도 축구 하다가 풋살을 배우면 헷갈려 한다. 풋살로 처음 시작한 아이들은 나중에 풋살선수로 계속 갈수도 있고, 축구를 선택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유소년 육성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동호인들에게 풋살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최근 풋살을 즐기는 인구와 풋살장의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HM풋살파크’처럼 도심 옥상에 풋살장이 생기면서 접근성도 좋아지고 있다. 최 코치는 “HM풋살파크처럼 쉽게 찾을 수 있고, 시설도 좋은 풋살장이 많이지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11명을 모으기도 힘들고, 장소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풋살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풋살연맹은 풋살을 즐기는 동호인을 25~30만 명 정도로 보고 있다. 동호인의 수가 늘어감에 따라 인프라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해 홈플러스 서수원점 옥상에 처음 문을 연 ‘HM풋살파크’는 벌써 지점 수가 10개로 늘었다. 수요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 코치는 도심 풋살장에서 동호인들에게 정통 풋살을 알리고 있다. 그는 “토요일마다 HM풋살파크 동대문점에서 동호인들을 가르치고 있다. 좋은 시설에서 사람들이 축구공을 가지고 미니 축구를 하는 것이 아쉬웠다. 5대5로 인원을 맞춰서, 간단한 풋살 전술만 배워도 사람들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재미를 느끼다 보면 풋살에 관심이 생기고, 그 관심이 FK리그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계란으로 바위치기지만 이렇게 하다 보면 풋살도 사랑 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글= 김완주 기자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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