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럽 대항전에서 탈락한 나폴리는 이탈리아세리에A 우승을 위해 더 흔들림 없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호세 카예혼, 드리스 메르텐스, 로렌초 인시녜, 마렉 함식을 중심으로 ‘별 다섯 개’ 경기력을 보여줬다.

2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칼리아리에 위치한 사르데냐 아레나에서 ‘2017/2018 이탈리아세리에A’ 26라운드를 치른 나폴리가 5-0으로 대승을 거뒀다. 최근 흔들리는 칼리아리 수비는 나폴리의 막강한 공격력 앞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나폴리는 최근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서 탈락했다. 23일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서 RB라이프치히를 2-0으로 꺾었지만, 1차전 1-3 패배를 넘지 못했다. 앞선 1월 3일에는 아탈란타에 패배하며 코파이탈리아에서도 일찍 탈락했다. 나폴리의 시즌은 세리에A만 남았다.

그동안 어정쩡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써 왔던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은 마지막 대회인 세리에A에 주전 선수를 모조리 투입했다. 경기 초반부터 나폴리는 칼리아리 문전을 자유롭게 들락거리며 압도적인 장악력을 보였다. 강팀일지라도 어느 정도는 조심스럽게 경기하는 세리에A에서 나폴리가 얼마나 특별한 팀인지 잘 보여주는 경기 방식이었다.

다채로운 공격 패턴에서 골이 쏟아졌다. 전반 29분, 중앙 미드필더 알랑이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하며 크로스를 올렸다. 오른쪽 윙어 카예혼이 중앙으로 이동해 논스톱 슛으로 크로스를 받아 넣었다.

전반 42분 상대 문전 깊숙이 침투한 엘사이드 히사이가 재빨리 땅볼 크로스를 올리자, 메르텐스가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발만 살짝 대는 절묘한 마무리 기술로 골을 터뜨렸다. 한때 작고 빠른 윙어였던 메르텐스가 왕년의 필리포 인차기와 같은 이탈리아식 공격수의 능력까지 키워나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후반 16분 나폴리 특유의 속공이 나왔다. 함식이 스루 패스를 받은 인시녜가 수비를 유인한 뒤 함식에게 패스를 돌려줬고, 함식의 논스톱 강슛이 골망을 갈랐다. 후반 27분 인시녜가 페널티킥 골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후반전이 끝나기 직전, 프리킥 상황에서 마리우 후이가 멋진 킥을 직접 골문에 꽂아 넣으며 대승을 완성했다.

나폴리가 슛 18개로 5골을 넣는 동안 칼리아리의 슛 시도는 7회에 그쳤다. 칼리아리의 슛 중 4개가 장신 공격수 레오나르도 파볼레티에게 집중됐다. 나폴리는 파볼레티만 잘 막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파볼레티의 파트너로 나온 북한 유망주 한광성은 단 한 개도 슛을 날리지 못하고 고전하다가 후반 17분 일찍 교체됐다.

반면 나폴리는 공격 전개와 슛을 다양한 선수들이 돌아가며 했기 때문에 예측하기 힘들었다. 공격의 중심은 인시녜였지만 인시녜가 미처 가담하지 못한 공격에서도 좋은 상황이 연거푸 나왔다. 골을 기록한 다섯 명이 모두 달랐고, 알란과 히사이가 어시스트까지 보태며 7명이 득점에 직접 개입했다.

왼쪽 풀백 후이의 상승세가 특히 긍정적이다. 나폴리는 파우치 굴람이 지난해 말 부상당하자 한동안 위기를 겪었다. 후이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큰 부상으로 선수 경력에 위기를 겪었던 후이는 올해 들어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나폴리에 꼭 필요한 공격력을 제공하고 있다.

나폴리는 2위 유벤투스와 승점 1점차 경쟁을 하고 있다. 이 승리로 나폴리가 승점 69점이 됐다. 유벤투스의 26라운드는 기상 문제로 연기됐는데, 승리한다면 유벤투스가 승점 68점으로 나폴리를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된다. 나폴리가 최근 리그 10연승을 거두는 동안 유벤투스도 모든 리그 경기에서 승리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변수가 있다면 컵대회 정도다. 모든 대회에서 탈락한 나폴리가 세리에A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유벤투스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코파이탈리아에서 모두 살아남았다. 유벤투스는 특정 대회를 버리는 팀이 아니다. 특히 UCL은 매년 우승해 온 세리에A보다 훨씬 큰 목표다. 대회에 대한 집중도가 세리에A 우승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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