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스타 지소연은 동료들과 재회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수다를 떠는 것도 좋지만, 지소연은 쓴 소리를 많이 해 줄 생각이다. 월드컵까지 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4일(한국시간) 맨체스터시티위민과 가진 ‘위민스슈퍼리그1(WSL1)’ 원정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첼시는 리그 선두를 유지했다. 지소연은 전반 24분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16경기 7골 째다. 지소연은 맨체스터에서 ‘풋볼리스트’와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나는 월요일(현지시간 26일)에 대표팀과 합류한다. 오랜만의 대표팀이라 다들 보고 싶다. 수다를 엄청 떨 거다”라고 말한 지소연은 동료들과의 재회를 고대하고 있었다. 한국은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2018 알가르베컵’에 참가한다. 한국이 처음 참가하는 대형 친선대회다. 러시아(3월 1일, 이하 한국시간) 스웨덴(3월 3일) 캐나다(3월 6일)를 상대하는 일정이다.

이번 대회에서 출장이 확실시되는 지소연은 지난해 12월 E-1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에 불참했고, 거의 5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하게 된다. E-1챔피언십은 운동 시간과 겹쳐 챙겨보지 못했지만 대표팀 소식은 꾸준히 듣고 있었다. 오랜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온 수비수 심서연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월드컵으로 가는 길은 남자 축구와 달리 험난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4월, 한국은 평양에서 열린 ‘2018 요르단 여자아시안컵’ 예선에 참가했다. 한국은 북한을 아슬아슬하게 앞질러 아시안컵 본선 참가권을 따냈다. 올해 6월 요르단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은 월드컵 예선을 겸한다. 아시안컵 본선에 참가하는 8팀 중 5위 안에 들어야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에 나갈 수 있다. 첩첩산중이다.

지소연은 이번 대회가 유럽 선수들의 힘을 직접 느껴볼 기회라고 본다. 한국은 아시안컵 B조에서 호주를 만난다. 호주는 유럽의 체격 조건을 가진 유일한 아시아 국가다. 알가르베컵에서 러시아, 스웨덴, 캐나다 선수들과 몸싸움을 하고 부딪쳐 봐야 대처법을 알 수 있다.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스웨덴은 나를 비롯한 대표 선수들이 상대해본 적 없는 팀이다. 캐나다는 여자 축구계의 강호다. 이런 팀들과 스파링을 하며 호주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되게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소연은 매주 체격이 크고 힘이 좋은 유럽 선수들과 부딪쳐가며 뛴다. 한국 선수로서 살아남은 비결은 기술과 판단력이다. “판단이 엄청 빨라야 된다. 프레싱이 빠르니까 판단이 느리면 당황하게 된다. 빠른 판단, 정확한 볼 터치로 벗어나야 한다. 유럽 선수들이 갖지 못한 세밀함으로 벗어나야 한다.” 지소연은 스스로 WSL1에서 가장 세밀한 선수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뭐, 그렇죠”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기술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자신을 “쓴 소리하는 캐릭터”라고 말하는 지소연은 아직 한국이 한참 성장해야 한다며 동료들과 함께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우린 더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 개개이이 먼저 성장해야 할 거다. 그건 알아서 잘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 조직력에 대한 건 최대한 도와줄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지소연은 평양에서 가졌던 각오를 잊지 않고 월드컵 진출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평양에선 우리 모두가 엄청나게 집중하고 있었다. 반드시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다들 공유하고 있었다. 그때 큰 산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요르단에 또 산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 월드컵에 못 나가면 여자 축구의 미래에도 나쁜 영향이 갈 거다. 책임감을 갖고 꼭 월드컵 진출을 이루고 싶다. 간절한 마음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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