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파트리크 쿠트로네가 다시 한 번 결정력을 발휘했다. 쿠트로네가 경기 내내 한 플레이 중 기억에 남을 만한 건 슛 1개가 전부였다. 그것만으로 골을 기록했다.

26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로마에 위치한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2017/2018 이탈리아세리에A’ 26라운드 원정 경기를 가진 밀란이 AS로마를 2-0으로 꺾었다. 밀란의 쿠트로네, 로마의 쳉기스 윈데르가 벌이는 유망주 대결로 주목 받은 경기였다. 승자는 쿠트로네였다.

경기를 장악한 쪽은 로마였다. 특히 전반전에는 로마가 슛을 10회 시도한 반면 밀란은 겨우 1회에 그쳤다. 밀란은 수비수들의 육탄 방어,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로마가 우세한 시간대 동안 잘 버틴 밀란은 후반전 들어 풀백들을 더 전진시키기로 하고 반격을 시작했다. 후반전 슈팅 횟수는 로마 8회, 밀란 9회로 거의 동등했다.

후반 3분, 경기를 뒤집은 건 쿠트로네의 결정력이었다. 전반 내내 부진하던 수소와 쿠트로네가 골을 합작했다. 수소가 수비수들의 견제를 피해 날린 왼발 크로스가 절묘하게 문전으로 날아갔다. 쿠트로네가 기민한 움직임으로 공을 툭 차 넣었다. 쿠트로네의 이 경기 유일한 슛이었다.

골을 넣을 때 쿠트로네의 플레이는 골 냄새를 잘 맡는 선수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수소가 공을 잡고 멈칫하는 순간, 쿠트로네가 페널티 지역 바깥부터 골문 앞까지 달려들어갔다. 손을 번쩍 든 쿠트로네는 수소가 어디로 패스를 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표시해 줬다. 로마 수비수 코스타스 마놀라스와 뒤엉켜 슛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쿠트로네는 공의 진행방향을 살려 뒤꿈치 쪽으로 살짝 건드렸다. 예상하기 힘든 플레이를 본 알리손 골키퍼는 느리게 굴러들어가는 공에 한 박자 늦게 몸을 날리고 말았다.

득점 장면 외에는 쿠트로네가 거의 보이지 않은 경기였다. 쿠트로네는 후반 22분 교체될 때까지 패스를 겨우 11회 시도해 8회 성공시켰다. 개인 점유율은 1.3%에 불과했다. 선발 출장한 선수들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다. 드리블 돌파도, 공중볼 다툼에서 승리한 장면도 전혀 없었다.

쿠트로네는 승리를 이끈 뒤 ‘메디아셋’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기쁘다. 중요한 승리였다. 이 경기를 통해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내가 골을 넣어 더 기쁜 날이다. 우린 한 팀으로 뭉쳤다”라고 이야기했다.

‘제2의 인차기’라고 불릴 만한 골 감각을 가진 쿠트로네는 이번 시즌 각종 대회를 통틀어 12호골을 넣었다. 앞선 22일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루도고레츠 전에서 결승골 어시스트를 기록했던 쿠트로네는 점점 밀란 공격의 핵심이 되어가고 있다.

추가골도 밀란 입장에서는 고무적이었다. 쿠트로네에게 밀린 공격수 니콜라 칼리니치는 이날 모처럼 일찍 교체 투입됐고,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쿠트로네보다 성실하고 2선 플레이에 적극적인 성향을 보여줬다. 추가골을 넣은 다비데 칼라브리아는 쿠트로네보다 두 살 많지만 여전히 22세에 불과한 유소년팀 출신 유망주 풀백이다. 이 득점이 프로 데뷔골이었다.

밀란은 5연승(각 대회 통산)을 거두는 동안 모두 무실점 수비를 해내며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약 20일이 고비다. 3월 1일 코파이탈리아에서 라치오와 만난다. 5일 세리에A에서 인테르밀란과 더비 경기를 치른다. 9일과 16일에는 아스널과 유로파리그 두 경기를 갖게 된다. 하나같이 강력한 팀과 겨루는 포기할 수 없는 경기들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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