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점점 더 깊고 복잡해지고 있다. 현상과 주제는 점점 늘어나는데, 그에 대한 정보는 충분하지 않다. '풋볼리스트'는 매달 뜨거운 주제를 잡아 자세한 설명을 담은 기사. 풋볼리스트M(montly)을 낸다. 2018년 2월 주제는 풋살이다. <편집자주>

“도시화가 계속되면 축구장은 바깥으로 밀려나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11명을 채우기도 쉽지 않다.”

김대길 한국풋살연맹 회장은 풋살이 21세기-도시형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21세기가 요구한 스포츠”다.

풋살대표팀은 여전히 아시아축구연맹(AFC) 대회에서도 승리보다는 패배를 더 많이 맛보고 있지만, 풋살을 즐기는 동호인과 인프라는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김 회장은 “풋살은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드문, 엘리트 중심이 아닌 동호인 중심 운동이다. 풋살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경기장 시설과 같은 인프라도 늘어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맹에서 동호인과 인프라에 대한 실사를 했다. 이제 곧 그 수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풋살을 즐기는 동호인은 25~30만 명 정도로 보고 있다. 풋살장은 축구장과 공용으로 쓰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500개 정도다. 군부대에도 풋살장이 모두 들어가 있는데 이것도 제외했다. 이를 모두 합하면 1천~1천500개 정도로 볼 수 있다.”

풋살은 수요가 공급을 자극할 정도다. 동호인이 늘면서 풋살장의 유료화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이후 풋살장을 만드는 기업이나 개인이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한국 최초의 체인 형태의 풋살장 ‘HM 풋살파크’가 태어났다. 김 회장은 “최근에는 외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옥상 풋살장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풋살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즐기기 쉽다. 집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데다 축구처럼 11명을 채우지 않아도 할 수 있다. 개인의 경기 관여도도 높다. 운동을 잘 하지 못해도 풋살을 하면 슈팅을 날릴 기회를 잡게 된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풋살을 쉽게 즐길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부담은 적고 즐거움은 크다.

“풋살 강국이 아닌 선진국이 되는 게 중요하다.”

김 회장은 대표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저변이라고 했다. 그는 “엘리트 스포츠로 전환해 성적을 빨리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성장 속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변을 늘려서 자연스럽게 FK리그에 참가할 수 있는 팀이 만들어지는 게 더 좋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위적으로 전업 선수를 만드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일자리를 만들며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풋살장이 생기면 풋살장을 운영할 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동호인이나 유소년을 가르치는 강사를 배치할 수 있으면 더 좋다. 자연스럽게 재능을 지닌 이들을 발굴할 수 있는 구조가 좋다”라고 설명했다.

풋살이 발전하면 풋살뿐 아니라 축구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제는 축구를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 자질이 있어도 축구를 하는 게 부담스러운 이들이 있다. 풋살은 돈이 적게 들고 참여하기도 쉽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풋살장에 있는 코치가 자질 있는 선수를 발굴해 풋살 대표팀으로 올리면 된다. 축구 선수로도 전향시킬 수도 있다”라고 했다.

브라질 등 축구 강국은 풋살도 강하다. 어린 시절에는 공을 더 많이 만질 수 있고 기술도 향상시킬 수 있는 풋살을 많이 한다. 호나우지뉴도 어린 시절 풋살을 하며 축구 실력을 다졌다. 브라질 풋살 영웅 파우캉(팔카오)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기고 있다. 축구 스타들이 파우캉에게 사인을 요청할 정도다. 호나우지뉴도 파우캉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풋살은 확장성이 좋기 때문에 언젠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다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김 회장은 성적이 아닌 저변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풋살 강국들은 대표팀을 거의 전업선수로 꾸린다. 우리는 그렇지 못하기에 성적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서두르면 안 된다. 하부 구조를 단단히 한 후에 상부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풋살이 발달하면 한국 축구도 함께 좋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글= 류청 기자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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