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세르비아의 골키퍼 유망주였던 류보미르 모라바치는 한 팔을 잃고 경력이 단절됐다. 그러나 축구를 떠나지 않고 그라운드에 머무르기 위해 심판의 길을 택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라바치의 사연을 소개했다. 슬로베니아 명문 NK마리보르에서 전도유망하다는 평가를 받던 모라바치는 지난 2016년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두 명의 동료가 사망했고, 모라바치는 왼팔을 잃었다.

모라비치는 5세 때부터 꿈꿔 온 축구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모라바치 가족은 축구에 열광적이었다. 형 란코 모라바치 역시 세르비아 유소년팀 경력이 있는 미드필더였다. 모라바치는 골키퍼였던 삼촌을 따라 포지션을 정했고, 축구 스카우트인 아버지를 따라 마리보르에 입단했다.

UEFA 유소년 대회에 참가하며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던 모라바치는 2016년 8월 2일 교통사고를 당했다. 본인 회고에 따르면 화목한 분위기에서 훈련을 소화하는 등 모든 것이 평소와 똑같은 날이었다. 모라바치 등 유소년 선수 4명이 한 차를 타고 훈련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신호등과 충돌했다. 동료 두 명이 사망했고 한 명은 경상을 입었다. 모라바치는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에 호송돼 며칠 뒤에야 깨어났다. 심각한 손상을 입은 왼팔은 절단이 불가피했다.

골키퍼 경력은 완전히 끊겼지만 모라바치는 가족과 마리보르의 도움 덕분에 빠르게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슬픔에 사로잡혀 의욕을 잃기 쉬운 상황이지만 주위에서 의욕을 북돋워준 덕분에 재기할 방법을 모색하는 게 더 쉬웠다.

모라바치는 어떻게든 축구계에 머무르기로 결심한 이유를 밝히며 “축구를 위해 사는 사람이라면, 축구는 언제든 그를 도와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가장 익숙하고 사랑하는 축구로 돌아가는 게 충격에서 빨리 회복하는 길이었다.

최근 유소년 대회에서 심판으로 뛰고 있는 모라바치는 본격적인 주심이 되기 위한 경험을 쌓는 중이다. “내겐 새로운 시간이다. 더이상 선수가 아니다. 난 이제 심판이다. 이 길을 계속 걸어가는 것이 내게 새로운 목적이 됐다.”

사진= 유럽축구연맹 홈페이지 동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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