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토트넘홋스퍼는 어렵게 흘러가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며 패배를 면했다.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으려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했다.

토트넘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유벤투스와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토트넘은 전반 초반 2골을 먼저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기어코 따라잡았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UCL에서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레알마드리드, 보루시아도르트문트와 한 조에 속했지만 무패로 조 1위를 차지한 건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의 16강 상대는 지난 3년간 UCL 결승에 2번 오른 유벤투스로 정해졌고, 유벤투스전을 통해 토트넘은 조별리그에서 거둔 호성적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해야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토트넘은 자신들이 유럽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경기장에서 우리가 유벤투스와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얼굴은 경기 시작 9분 만에 2골을 내주며 일그러졌지만, 토트넘은 이후 빠르게 주도권을 가져오며 경기를 무승부로 끌고 갔다.

홈팀 유벤투스는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으며 승기를 가져가는 듯 했다. 전반 2분 프리킥 찬스에서 미랄렘 퍄니치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가볍게 띄워 보낸 공을 이과인이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첫 득점이 나온 뒤에도 유벤투스는 주도권을 쥐고 토트넘을 압박했다. 전반 9분에는 벤 데이비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페데르코 베르나데르스키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까지 내줬다. 이과인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유벤투스는 2골차로 달아났다.

토트넘은 빠르게 전열을 가다듬고 점유율을 높여가기 시작했다. 무사 뎀벨레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중원에서 볼을 배급하기 시작했다. 에릭센의 크로스와 뎀벨레의 전진패스를 케인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서서히 유벤투스 수비를 압박하던 토트넘은 전반 35분 추격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델레 알리의 전진패스를 받은 케인은 수비라인은 절묘하게 파고들어 왼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를 지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막판 토트넘에게는 한 차례가 위기가 있었다. 세르주 오리에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더글라스 코스타를 막으려다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이과인의 슈팅이 골대를 때리며 토트넘을 위기를 모면했다.

후반에도 토트넘은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동점골을 노렸다. 뎀벨레가 중원을 단단히 지켰고, 케인과 에릭센이 공격을 이끌었다. 뎀벨레는 공수를 오가며 토트넘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드리블 돌파(6회)와 태클(4회) 성공을 기록한 선수도 뎀벨레였다. 뎀벨레는 95%의 높은 패스성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신 유벤투스 골문을 두드리던 토트넘은 후반 26분 에릭센이 동점골을 기록했다. 페널티박스 앞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은 에릭센은 수비벽을 피해 낮고 빠르게 찬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노렸다. 부폰도 역동작에 걸려 막지 못했다. 이후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를 교체 투입하며 역전골을 노렸지만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유벤투스는 유럽에서도 내로라하는 수비진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는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케인도 “세계 최고 수준의 유벤투스 수비진을 상대로 나를 시험해보고 싶다”라며 경기에 나서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었다. 토트넘은 2골을 넣으며 유벤투스의 무실점 기록행진을 끝내버렸다.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2-2로 뒤집으며 자신들이 충분히 강팀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토트넘은 원정에서 다득점을 하고 무승부를 거두며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토트넘은 3월 8일 유벤투스를 웸블리스타디움으로 불러 16강 2차전을 치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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