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울산현대는 승리를 위해 23시간을 날아갔지만 수비 불안에 발목을 잡히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울산은 13일 호주 멜버른의 AAMI파크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1차전 멜버른빅토리와 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오르샤가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공격을 이끌었지만 득점 이후 곧바로 실점을 내준 수비가 문제였다.

울산은 경기 사흘 전에 인천국제공항에 비행기를 탔다. 한국에서 멜버른으로 곧장 가는 비행편이 없어 시드니를 경유해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움직였다. 울산은 인천을 떠난 지 23시간 만에 멜버른에 도착했다. 현지에 빨리 도착해 첫 경기를 잘 대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12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기기 위해 왔다”라며 “다이나믹한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지만 승리를 하지고, 다이나믹한 경기를 보여주지도 못했다. 원정에서 3골을 넣으며 다득점을 기록했지만 3실점한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울산은 초반부터 멜버른에 점유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오른쪽 풀백 제이슨 게리아와 윙어 르로이 조지를 앞세워 울산을 초반부터 강하게 공격했다. 울산은 미드필더 숫자를 많이 두는 4-1-4-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높은 위치에서부터 시작되는 상대 압박에 고전하며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전방 공격수 토요다를 향한 긴 패스를 연결했지만 슈팅으로 쉽게 이어지지 않았다.

어려운 경기를 펼치던 울산은 전반 25분 오르샤의 프리킥 득점이 터지며 기선을 제압했다. 오르샤는 꽤 먼거리에서 오른 발등으로 슈팅을 때려 선제골을 완성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뿐이었다. 1분 만에 조지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수비 실수가 원인이었다. 강민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걷어낸 공이 확실히 처리되지 않으며 베사르트 베리샤의 슈팅으로 이어졌고, 이 슈팅을 김용대가 쳐냈지만 조지가 따라 붙어 득점으로 연결했다. 베리샤를 막는 수비수도, 조지의 쇄도를 막는 수비수도 없었다.

멜버른은 울산의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 간격을 효과적인 전진패스로 계속 노렸다. 울산 수비는 걷어내기 실수를 연발하며 위기를 초래했다. 어렵게 흘러가던 경기는 전반 34분 오르샤의 코너킥을 리차드가 헤딩골로 연결하며 울산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울산은 다시 3분 만에 조지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상대의 패스 플레이에 무너졌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조지는 베리샤와 한 차례 공을 주고 받은 뒤 곧바로 슈팅을 때려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에도 울산이 득점하면 멜버른이 따라가는 양상이 계속됐다. 후반 6분 오르샤가 오른발 감아차기로 팀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켰지만 멜버른은 다시 3분 뒤 라이스 윌리엄스가 헤딩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수비 실수였다. 조지가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올릴 때 리차드가 수비 뒤로 돌아 들어가는 윌리엄스를 전혀 방해하지 못했다.

실점 상황 외에도 울산의 수비는 여러 차례 불안한 장면을 연출했다. 리차드와 강민수의 걷어내기 실수가 빈번하게 일어나며 공격권을 상대에게 내줬고, 두 센터백 간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리차드가 오프사이드를 유도하려고 앞으로 전진하면 강민수는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하며 상대 공격수에게 일대일 찬스를 허용했다. 김용대의 선방 덕에 울산은 추가 실점을 면할 수 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정재용도 전반 이른 시간에 경고 한 장을 받은 탓에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없었다.

울산은 후반 중반 이후 주니오, 김건웅, 김인성을 투입하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수비에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다 보니 공격수에게 연결되는 기회도 따라오지 않았다.

김도훈 감독은 조직적인 부분에 있어 80% 이상 올라왔다고 말했지만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 긴 이동거리와 환경 차이는 감안해야겠지만 수비 불안 해결 없이는 ACL에서 ‘울산현대’의 브랜드를 알리겠다는 목표 달성도 힘들어질 수 있다. 울산은 오는 20일 홈에서 J리그 챔피언 가와사키프론탈레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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