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남해] 김완주 기자= 바그닝요는 K리그 1강으로 평가받는 전북현대가 두렵지 않다. 오히려 전북과 경기가 가장 기대된다고 말한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올해 K리그1(1부 리그) 수원삼성으로 이적한 바그닝요는 맞대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대가 있다. 바로 전북이다. 바그닝요는 부천FC 시절 FA컵에서 전북을 2번 만나 모두 승리를 거뒀다. 골을 넣고 팬들 앞에서 춤을 추며 세리머니를 한 좋은 기억도 있다. 바그닝요는 “전북과의 경기가 기대된다. 내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부천에서처럼 수원에서도 전북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싶다. 수원 유니폼을 입고도 전북을 상대로 좋은 활약하겠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원이 바그닝요에 거는 기대는 크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이번 시즌 팀의 키 플레이어로 바그닝요를 꼽았다. 지난달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FLC탄호아와 한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바그닝요는 “내 임무는 최선을 다해 팀을 돕는 것이고 경기에서도 그렇게 했을 뿐”이라며 자신을 향한 기대와 칭찬에 감사해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쭉 나를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전했다.

바그닝요는 5일 경남 남해군 남해공설운동장에서 한 안산그리너스와 연습경기에도 주전조로 나서 45분을 소화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해 데얀을 비롯해 염기훈, 임상협과도 경기 중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동료들 입에서도 “바그닝요는 진짜 잘한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다.

바그닝요는 실력뿐 아니라 적응력과 인성에서도 팀에서 인정 받고 있다. 수원 선수들은 바그닝요가 팀에 처음 합류했을 때부터 그의 빠른 적응력에 놀랐다. 한국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도 선수들과 빠르게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됐다. 바그닝요는 “문장 안에 들어있는 단어를 듣고 대충 이해할 뿐, 아직 한국말이 서툴다”라고 말하지만 하혁준 피지컬 코치는 “바기(바그닝요의 별명)는 한국말로 카카오톡 메시지도 잘 보낸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바그닝요는 공격포인트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공격수다. 부담은 없다. 매 경기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바그닝요의 목표다. 바그닝요는 “올해 리그와 FA컵, ACL 3개 대회에 나간다. 모든 대회에서 최대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라며 골을 넣어 팀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의 존재도 바그닝요에겐 동기부여가 된다. 바그닝요는 아내, 그리고 두 아들과 함께 한국에서 진낸다. “골을 넣고 집에 들어갔을 때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이 정말 좋다.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라고 바그닝요는 말한다. 바그닝요는 경기 전에 항상 아이들과 통화를 한다. 첫째 아들은 늘 골을 부탁하며 골을 넣으면 자기 선물을 사오라고 말한다. 바그닝요의 올해 목표는 아들을 위해 최대한 많은 선물을 사가는 것이다.

바그닝요는 올해 수원에 입단한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적응이 빠르다. 올해 같이 수원에 합류한 브라질 선수 크리스토밤의 도우미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훈련장에서나 숙소에서나 언제나 둘은 붙어 다닌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올 때는 크리스토밤이 바그닝요의 신발을 숨기며 장난을 쳤다. 그는 “나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며 “크리스토밤과는 축구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한다.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적응을 도와줄 방법을 찾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수원에는 브라질 출신으로 큰 족적을 남긴 선수다 많다. 첫 경기부터 바그닝요가 활약하자 수원 팬들은 바그닝요를 산토스와 비교하기도 했다. 바그닝요는 “산토스와 비교되는 건 정말 큰 칭찬이고 영광이다. 산토스는 수원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부천에서 뛸 때도 산토스의 활약을 지켜봤다”라고 말했다. 많은 골을 넣어서 “산토스 이상의 활약을 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바그닝요는 이제 제법 푸른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바그닝요는 “나는 항상 파란색을 좋아했다”라며 웃어 보였다. “FC서울에서 이적한 데얀도 파란색이 잘 어울린다. 크리스토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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