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북현대가 아드리아노를 영입하면서 ‘선수단 구성 완료’를 선언했다. 김신욱과 세 명의 브라질 선수가 ‘판타스틱 4’를 형성한다. 문제는 조합이다.

전북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드리아노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대전시티즌, FC서울에서 활약한 뒤 2017년 중국의 스좌좡융창에서 뛰었으나 시즌 막판 들어 감독 눈 밖에 나며 입지가 좁아졌다. 결국 연봉을 다소 삭감하더라도 강한 러브콜을 보낸 전북에 합류하기로 했다.

전북은 K리그에서 검증된 선수 위주로 외국인 선수를 충원하는 팀이다. 브라질 현지 스카우트망을 폭넓게 가동하는 대구FC와 제주유나이티드같은 팀과 달리, 전북은 강자의 영입 방식을 취한다. 이미 국내 적응을 마친 선수 위주로 영입한다. 국내 경험이 있는 루이스, 에닝요를 영입해 2009년 첫 우승을 달성한 경험 이후로 비슷한 영입 전략이 굳어졌다. 직접 눈으로 본 선수를 선호하는 최강희 감독의 영입 성향도 영향을 미쳤다.

티아고와 아드리아노는 최 감독이 오랫동안 탐을 냈고, 특히 이번 시즌 전력 구상에 포함돼 있던 선수들이다. 감독이 원하는 공격진이 완벽하게 갖춰졌다. 중국과 중동 등 경쟁자들에게 밀려 차선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K리그의 사정이지만 최 감독은 끈기 있게 기다려가며 두 브라질 공격수를 한국으로 귀환시키는데 성공했다.

전북 공격진은 큰 폭으로 개편됐다. 지난 시즌 전북 주전급 공격진 중 에두(은퇴 예정)와 에델(성남FC)이 팀을 떠났다. 고무열은 입대했다. 공격자원 부족으로 미드필더 이승기가 주전 윙어를 맡아야 했던 지난 시즌에 비하면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선수단이다. 미드필더 손준호, 임선영이 합류한 것도 공격진 운용을 더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 임선영은 공격수를 본 경험도 있는 선수다.

기본적으로 전북 공격은 기존의 김신욱과 로페즈, 새로 합류한 티아고와 아드리아노의 조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 선수가 K리그에 보인 위력은 ‘판타스틱 4’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충분하다.

김신욱은 K리그 득점왕, 아드리아노는 득점 2위 경험이 있다. 로페즈는 2015년 10-10을 넘긴 적이 있다. 티아고는 2016년 반 시즌 만에 13골 5도움을 몰아친 선수다. 여기에 득점왕, 도움왕, MVP 등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노장 이동국이 로테이션 멤버로 호흡을 맞춘다.

주전 네 명은 서로 다른 개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김신욱은 헌신적인 장신 공격수고, 아드리아노는 작고 빠른 득점원이다. 티아고는 강력한 왼발 킥으로 원거리에서 득점과 도움을 올릴 수 있다. 로페즈는 정상 컨디션일 때 아시아를 통틀어 최고 수준의 돌파력을 발휘하는 선수다. 네 선수의 장점을 더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를 공략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네 선수의 전술적인 조합이다. 가장 상식적인 방법은 전북이 가장 오래 사용한 4-2-3-1 포메이션이다. 넷 중 플레이메이커 성향의 지능적인 선수가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티아고, 로페즈, 아드리아노 모두 파괴력이 강력한 선수들이지만 그라운드에 동시에 올려 보내면 중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할 선수가 그리워질 수도 있다.

특히 아드리아노는 2선에 배치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 선수다. 아드리아노와 김신욱이 동시에 출격한다면 투톱을 이루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이 경우 좌우에 티아고, 로페즈까지 포진하면 공수 균형이 맞는 4-4-2가 아니라 공격 일변도의 ‘4-2-4’에 가까워진다. 경기 운영이 잘 되지 않는다면 공격력이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

전북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동료 공격 자원의 역량을 살릴 줄 아는 선수는 이재성, 이승기 등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조합이 불협화음을 낸다면, 한 명을 벤치 멤버로 바꾸고 한국인 미드필더를 ‘판타스틱 4’에 포함시킨다는 시나리오가 성립한다. 어느 선수를 빼도 아까운 구성이다.

더 기술적이고 지능적인 플레이를 하는 이동국도 출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동국은 지난 시즌 선발로 10경기, 교체로 20경기를 소화하며 10골(3PK) 5도움으로 특급 기록을 남겼다. 출장 시간 대비 최고 수준의 공격 포인트였다. 교체로 나올 때도 막판 10분보다 30분 이상 뛰면서 능동적으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특급 자원이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을 병행해야 하는 올해 이동국의 출장 시간은 지난 시즌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