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세비야는 감독 교체 이후 새로운 라인업, 새로운 전술을 들고 나왔다. 강호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가진 정면 승부에서 두 경기 모두 승리하며 세비야가 희망을 찾기 시작했다.

24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2017/2018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 8강 2차전을 가진 세비야는 아틀레티코마드리드를 3-1로 꺾었다. 지난 1차전도 2-1로 승리했던 세비야가 합계 전적 2승으로 4강에 올랐다. 4강 중 세비야만 먼저 확정됐고, 나머지 8강전 2차전은 25일 이후 진행된다.

세비야는 아틀레티코가 리그 강호로 올라선 뒤 늘 열세에 있었다. 2011/2012시즌부터 6시즌 동안 전적이 1승 6무 7패였다. 이번 시즌 전반기 라리가 경기도 0-2로 패배했다. 최근 아틀레티코가 부진하다고는 하지만 세비야가 더 심한 부진으로 감독까지 경질한 뒤였다. 현재 라리가 순위는 아틀레티코가 2위(승점 43), 세비야가 6위(승점 32)다.

코파 두 경기 모두 최상의 전력으로 맞붙었다. 아틀레티코는 지난 1차전에 앙투안 그리즈만과 디에구 코스타를 투톱으로 기용했다. 2차전도 그리즈만이 풀타임을 소화했고, 파트너로 케빈 가메로가 뛰었다. 세비야는 두 경기 모두 점수 쟁탈전에서 승리했다.

2차전 승부는 단 26초 만에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아틀레티코의 킥오프로 경기가 시작됐고 세비야가 처음 공을 빼앗은 뒤 10번의 원 터치, 혹은 투 터치 패스로 멋지게 공격을 전개했다. 파블로 사라비아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왼쪽에 있던 세르히오 에스쿠데로가 발리슛으로 받아 넣었다.

그리즈만이 전반 13분 예술적인 중거리 드롭 슛으로 동점을 만든 뒤 아틀레티코가 열심히 공격했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후반 3분 세비야가 페널티킥으로 다시 앞서 나갔다. 호아킨 코레아가 드리블을 하다 사울 니게스에게 부딪쳐 쓰러졌고,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에베르 바네가가 깔끔하게 차 넣었다. 그 뒤로도 공격의 주도권은 아틀레티코에 있었지만 후반 34분 파블로 사라비아가 중앙선부터 질주해 들어가 넣은 1인 속공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빈첸조 몬텔라 감독에겐 중요한 승리였다. 몬텔라 감독은 올해 부임했다. 에두아르도 베리초 감독을 내보낸 세비야가 소방수로 고른 감독이었다. 몬텔라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이탈리아세리에A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 시즌 초 AC밀란에서 경질됐다. 몬텔라 감독은 겨우 한 달 정도 공백기를 갖고 현장으로 복귀했다.

감독 교체 이후에도 라리가 성적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첫 라리가 경기였던 레알베티스와의 ‘안달루시아 더비’는 세비야의 홈 경기로 열린 라이벌전이기에 비중이 컸다. 세비야는 이날 난타전 끝에 3-5로 패배했다. 이후 승리와 패배를 한 번씩 겪었다. 현재 몬텔라 감독의 라리가 성적은 1승 2패다.

대신 몬텔라 감독이 강점을 보인 대회는 코파였다. 세비야 데뷔전이었던 4일 카디스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후 카디스와 아틀레티코를 모두 전승으로 잡아냈다. 두 대회를 합산한 몬텔라 감독의 현재 전적은 5승 2패로 준수한 편이다.

몬텔라 감독은 지난 1차전 승리 이후 “이 경기는 토대가 될 것이다. 돌아오는 2차전은 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팀을 아주 촘촘하게 만들었고, 경기를 통해 발전했다는 걸 봤다”고 말한 바 있다. 코파에서 강팀을 꺾은 건 세비야의 새 전술을 위한 시험장이자 자신감을 되찾을 계기가 됐다.

아틀레티코를 상대한 2연전은 기존 팀 전술과 여러모로 달랐다. 특히 2차전이 파격적이었다. 간판 스타인 헤수스 나바스를 윙어가 아니라 오른쪽 풀백에 배치했다. 그동안 풀백으로 뛰어 온 가브리엘 메르카도를 센터백으로 배치하기 위해 생긴 연쇄 이동이었다. 메르카도가 클레망 랑글레와 짝을 이뤄 새로운 수비 라인업을 갖췄다.

주전 경쟁 중이던 공격수 중 루이스 무리엘을 원톱으로 택했고, 팀내 최다 득점(라리가 5골) 중이었던 위삼 벤예데르를 후보로 내렸다. 붙박이 주전이 아니었던 프랑코 바스케스와 파블로 사라비아를 선발 라인업에 고정시켰다. 이 조치로 인해 그동안 주전이었던 미드필더 귀도 피사로, 센터백 시몬 키예르가 벤치로 물러났다.

몬텔라 감독이 택한 코레아, 바스케스, 사라비아의 2선은 모두 아틀레티코전에서 득점에 기여했다. 새 라인업의 가능성을 본 세비야는 8~10위에 있는 헤타페, 에이바르, 지로나와 만만찮은 3연전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라스팔마스를 상대한 뒤 2월 22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갖는다.

몬텔라 감독의 부임과 함께 전력 보강도 고려중이다. 메르카도를 중앙 수비수로 배치한 뒤 주전급 라이트백이 없는 상태다. 나바스에게 풀백을 맡긴 채 남은 시즌을 모두 보낼 수는 없다. 라이트백으로 바르셀로나의 세비야 출신 수비수 알레시 비달, 보르도에서 활약 중인 세네갈 대표 유수프 사발리를 희망 목록에 올려뒀다.

새 공격수도 물색하고 있다. 첼시의 후보 공격수 미키 바추아이 영입설이 유력했지만, 최근 보도로는 겨울에 무리한 영입을 하지 않고 한발 물러나기로 했다. 임대로 영입할 수 있는 리버풀의 다니엘 스터리지 역시 세비야의 목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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