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술도 콘셉트도 불명확한 가운데 4강까지 진출했지만, 결국 한국 U-23 대표팀은 아시아 결승에 가지 못했다.

23일 중국 쿤샨에 위치한 쿤샨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을 치른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 1-4로 패배했다. 1-1 상태에서 한 명이 퇴장 당하고 연장전에 돌입한 한국은 ‘비기기 작전’에 실패, 세 골을 내줬다.

대회 내내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은 한국은 준결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4-1-4-1에 가깝게 선수를 배치한 것 외에는 어떤 전술인지 말하기 힘들었다. 우즈벡이 더 명쾌한 공격으로 한국을 흔들었다. 우즈벡의 패스 전개를 막지 못하는 것은 물론 패스 미스로 위기를 자초하기까지 여러모로 미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밀리던 한국은 전반 33분 특정 선수의 실수가 아니라 수비 조직과 전술의 문제를 노출하며 실점했다. 일단 수비형 미드필더가 자리에 없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자보키리 시디코프가 스루 패스를 할 때 한국 수비수 두 명이 얼떨결에 끌려 나가며 조직이 무너졌다. 자비킬로 우리보에프가 쫙 벌어진 수비 사이로 치고 들어가 여유 있게 골을 터뜨렸다.

약속된 플레이가 안 되는 가운데서도 한국은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 13분, 레프트백 이건이 드리블로 얻어낸 프리킥을 살렸다. 장윤호가 올려준 킥의 낙하지점을 향해 달려간 황현수가 살짝 돌려놓는 헤딩으로 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대회 내내 제대로 된 공격 루트가 없는 가운데 공격자원의 순간적인 기지와 호흡으로 골을 터뜨려 왔다. 우즈벡전에서는 그동안 공격을 이끌어 온 한승규와 이근호가 동반 침묵했다. 대신 K리그에서도 제공권을 발휘해 온 황현수가 어떻게든 골을 터뜨려 승패를 오리무중으로 끌고 갔다.

한국의 이날 가장 재치 있었던 공격 장면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 후반 29분 한승규의 스루패스를 조영욱이 잘 흘렸다. 침투한 장윤호가 공을 향해 돌진했으나 아슬아슬하게 보티랄리 에르가셰프 골키퍼와 충돌했다. 골키퍼를 가격했다는 판정을 받은 장윤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짧은 항의를 한 이근호까지 경고의 대상이 됐다.

한국은 퇴장 전에도 경기력에서 열세였고, 한 명이 부족해지자 노골적으로 약팀의 접근법을 취했다. 수비 숫자를 보강하고 자기 진영에 틀어박혔다.

문제는 수비에 집중하기 시작한 뒤 또 드러났다. 한국은 수비진 조직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다. 오딜론 캄로베코프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골대에 맞았고, 우즈벡 공격진의 자신 있는 돌파를 한국 수비수들은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한국은 강현무의 선방에 의존해 근근이 버텼다. 제대로 수비를 하는 팀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슛을 허용했다. 연장전 들어 미드필더 한승규를 빼고 수비수 고명석을 투입하며 더 노골적인 비기기 작전을 썼지만 그마저 여의치 않았다.

연장 9분, 잘 막던 강현무는 결국 기습적인 중거리 슛에 허를 찔렸다. 아지즈잔 가니예프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 숫자를 보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에게 돌파와 슛을 할 공간을 허용한 한국 수비가 또 문제를 드러냈다.

한국은 실점 이후 공격에 나서려 했으나 여전히 스리백 전술을 바꾸지 않은 채로 미드필드와 공격을 애매하게 약화시킨 채 공격하는 등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다. 수비수들이 뒤에 남아 있었지만 우즈벡 속공은 계속 허용했다. 연장 후반에 두 골을 더 내준 한국은 대패를 당했고, 네 번째 실점과 동시에 경기가 끝났다.

한 골차 승리를 세 번, 무승부를 한 번 거두며 어찌어찌 준결승까지 왔지만 우즈벡은 우려대로 강했다. 8강에서 일본을 4-0으로 꺾고 온 우즈벡은 한국을 상대로도 네 골을 몰아쳤다. 한국 공수의 문제가 모두 드러났다.

3위 결정전으로 밀려난 한국은 26일 카타르를 상대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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