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기적을 만들었다. 박항서 감독의 전략이 선수들의 끈기를 승리로 완성시켰다.

베트남은 23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에서 연장전까지 치르고 2-2 무승부를 거둔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카타르에 승리했다. 베트남은 카타르에 실점할 때마다 끈질기게 따라붙어 동점을 만들고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승부차기에서는 부이 티엔덩 골키퍼의 선방이 빛났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연이어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호주, 시리아와 같은 조에 속해 최약체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베트남은 호주를 꺾고 조 2위로 8강에 진출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기세는 8강에서도 이어졌다. 베트남은 승부차기까지 접전 끝에 이라크를 이기고 4강에 올랐다. 베트남 역사는 물론, 동남아 축구 역사상 첫 4강 진출이었다.

박 감독은 1회 대회 우승팀인 카타르를 상대로 대회 내내 효과를 본 수비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5-3-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준비했다. 베트남의 수비는 효과적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전반 내내 간격을 촘촘하게 유지하며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카타르는 전반 점유율에서 67.5%로 크게 앞섰지만 베트남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고 공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카타르 공격을 잘 틀어막던 베트남은 전반 39분 중앙 수비수 부이 티엔덩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카타르의 아크람 아피프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선제골을 기록했다.

베트남은 후반 시작과 함께 선수 교체를 통해 변화를 모색했다. 박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대신 미드필더를 투입하며 중원을 두텁게 했다. 변화 이후 베트남은 공격에 활기를 찾았다. 베트남 선수들은 전반전보다 전제적인 라인을 올렸고, 미드필더들은 더 활발히 움직이며 카타르를 압박했다. 카타르는 압박에 당황해 골키퍼에게 공을 패스하며 페널티박스 안에서 간접프리킥을 허용하기도 했다. 간접프리킥을 득점으로 완성 짓지 못했지만 베트남은 이어진 공격찬스에서 동점골을 뽑아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카타르 수비가 한번에 걷어내지 못했고, 응우옌 꽝하이가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막판 5분은 숨막히는 드라마였다. 후반전 중반까지 카타르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베트남의 역습도 날카로웠다. 베트남은 후반 42분 상대 코너킥 기회에서 서로 엉키며 공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실점을 허용했다.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베트남은 후반 44분 꽝하이가 다시 동점골을 넣었다. 꽝하이는 카타르 수비가 걷어낸 공을 페널티박스 밖에서 잡아 수비 3명을 제치고 왼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지만 추가골을 나오지 않았다. 베트남은 8강에 이어 4강에서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베트남은 첫번째 키커 꽝하이가 실축했으나 티엔덩 골키퍼가 카타르 2, 4번 키커의 슈팅을 막아내며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베트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서로 부둥껴 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박 감독과 이영진 수석코치도 함께 였다. 경기 전 “우리는 카타르의 약점을 알고 있다”라며 “경기 내용에 따라, 시간에 따라 가동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말대로 경기 중 공격적인 선수 교체와 전술 변화를 통해 승리를 이끌어냈다.

박 감독은 4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베트남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그의 말처럼 아시아 축구계를 놀라게 한 베트남의 여정을 결승전까지 계속 된다.

사진= AFC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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