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한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 조에 묶인 멕시코는 한국의 전통적인 고민을 물려받았다. 유럽파들의 경기 감각이다.

멕시코는 2월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친선전을 갖는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데이가 아닌 탓에 유럽에서 뛰는 선수를 소집할 수 없다. 스웨덴은 이미 자국 리그 선수 위주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고, 한국도 아시아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소집해 터키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멕시코도 자국 리그인 ‘리가 MX’에서 뛰는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려 친선전을 치를 예정이다.

멕시코 역시 월드컵에서 만날 한국과 스웨덴처럼 주축 선수 다수가 유럽에서 활약한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멕시코 공격을 책임진 선수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이르빙 로사노, 카를로스 벨라 등이다. 로사노는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자국 리그 파추카에서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번으로 이적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윙어로 17경기에 나서 11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벨기에와 친선경기에서도 2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와 벨라는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 이번 시즌 웨스트햄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에르난데스는 시즌 초반 주전으로 활약했으나 11월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려있는 상태다.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경기 감각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월드컵 출전을 위해 꾸준히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이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벨라도 스페인 라리가 레알소시에다드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17/2018시즌 전반기에 13경기에 출전했는데 이중 선발로 나선 경기는 1경기 뿐이었다. 결국 벨라는 오랜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엔젤레스FC로 이적했다. 그러나 MLS가 3월에 개막하기 때문에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MLS LA갤럭시 소속인 지오반니, 조나단 도스산토스 형제도 벨라와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들 외에도 많은 선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르투갈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벤피카)는 이번 시즌 18경기에 출전했지만 17경기가 후반 교체투입이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자원들도 자리를 못 잡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디에고 레예스와 미겔 라윤(이상 FC포르투), 엑토르 모네노(AS로마) 등이 소속팀에서 백업 신세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멕시코 언론을 통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한 우려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오소리오 감독은 멕시코 언론 ‘풋볼데프리메라’를 통해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 좋은 몸 상태로 월드컵에 나갈 수 없다”라며 “꾸준히 경기에 뛰지 못하면 평소보다 2~3배 더 많은 운동을 해야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걱정을 표현했다.

오소리오 감독은 2월 친선전에서 경기력이 떨어진 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새로운 선수들을 실험할 계획이다. 헨리 마틴(클럽아메리카), 빅토르 구즈만(파추카), 조나탄 곤살레스(몬테레이) 등 국내파 젊은 피가 멕시코의 대안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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