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국제공항] 김완주 기자= 터키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한국 남자 축구국가대표팀(감독 신태용)의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존에 해오던 축구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쟁력 있는 선수들은 테스트하는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터키로 출국했다. 대표팀은 2월 4일까지 월드컵 본선 준비를 위해 터키 안탈리아에서 훈련한다. 월드컵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번 전지훈련은 신태용 감독이 월드컵에 데려갈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본선 구상을 할 중요한 기회다.

신 감독은 지난 15일 터키 전지훈련에 참가할 선수 24명을 발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데이가 아니라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소집하지 못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 중 소속팀 경기 일정과 군 입대로 인해 소집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신 감독은 이들의 빈자리를 K리그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여준 선수들도 채웠다. 선수단에 변화가 있었다고 해도 이재성, 이근호, 장현수 등 기존에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들은 건재하다.

출국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신 감독은 “내 축구가 이제 선수들한테 입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라며 터키 전지훈련을 통해 “어떤 선수가 팀에 들어오더라도 조직력이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손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부임 이후 월드컵 예선, 친선전,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등을 치르며 나왔던 문제점을 보완하고 완성도 있는 팀을 만드는 게 이번 전지훈련의 목적이다.

이번 전지훈련은 월드컵 최종 명단이 발표되기 전 선수들이 가장 오래 모여 손발을 맞춰볼 수 있는 기회다. 대표팀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이 많이 합류했기 때문에 월드컵을 앞두고 팀을 더 짜임새 있게 만들 수 있다. 신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에 경기를 많이 잡아달라고 요청한 것도 실전을 통해 기존 전술을 보완하고 새로운 전술을 실험하기 위해서다.

기성용, 손흥민, 권창훈 등 공격수와 미드필더에서는 핵심 선수들이 빠졌지만 수비수의 경우 그 동안 꾸준히 손발을 맞춰왔던 선수들이 터키로 간다. 신 감독도 “수비 조합이 완벽하게 짜인 건 아니지만 7~80%는 됐다”라며 기본 틀이 어느 정도 만들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어느 리그에서 뛰던 최선을 다하고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면 대표팀에 뽑힐 수 있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터키 전지훈련은 전술을 구상할 코칭스태프뿐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소집은 월드컵에 도전할 선수들이 유럽파가 합류하기 전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자기 기량을 보여주고 팀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선수건 새로 합류한 선수건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선수들이 전지훈련에 임하는 자세도 진지하다.

정우영은 신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에 꾸준히 뽑히고 있다. 지난 E-1챔피언십에서는 주전으로 활약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정우영은 최근 빗셀고베로 소속팀을 옮겼다. 새 소속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다고 강력히 요청했다. 정우영이 뛰는 중앙미드필더 포지션에는 경쟁 중인 선수들이 많다. 정우영은 “(이번 월드컵을)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A대표팀에 최초 발탁된 손준호도 확실한 각오를 가지고 선수단에 합류했다. 손준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감독님께 모든 것을 보여드린다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활동량이나 감독님이 원하시는 희생적인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소속팀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경기 위주로 훈련을 진행해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크게 걱정이 없다는 게 손준호의 설명이다.

대표팀은 터키 안탈리아에 도착하면 세 차례 친선경기를 통해 실전 위주의 훈련을 진행한다. 27일(이하 한국시간) 몰도바를 시작으로 30일 자메이카, 2월 3일 라트비아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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