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청소년 대표팀은 천재를 한두 명 품고 있을 거라는 낭만적인 기대를 받곤 한다. 혼자 힘으로 수비를 부술 수 있는 공격 에이스가 등장할 때 사람들은 환호한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에는 아직까지 공격 에이스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 11일 중국 쿤샨의 쿤샨 스포츠 센터에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D조 1차전을 치르고 베트남을 2-1로 꺾었다. 수비 조직력을 잘 다진 베트남을 이긴 것만으로도 괜찮은 첫 경기였다.

한국의 문제는 공격에서 발생했다. 베트남이 5-4-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철저한 수비에 치중했다. 4-2-3-1 포메이션으로 나온 한국은 베트남 수비를 부술 무기를 갖추지 못하고 뭉툭한 공격을 하다가, 상대가 틈을 벌렸을 때 나온 한 골과 세트피스 한 골로 역전승을 거뒀다.

4-2-3-1 포메이션으로 나온 한국의 공격진은 4명이었고, 공격에 적극 가담한 미드필더까지 더한다면 5명 정도가 공격을 주도했다. 최전방에 이근호가 선발 출장했다. 좌우 공격은 조영욱과 조재완이 맡았다. 2선에서 한승규, 윤승원이 공격을 지원했다.

이들의 기량은 좋았지만 상대 수비에 균열을 낼 수 있는 플레이스타일의 소유자가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근호는 상대 수비와 몸싸움하며 득점 기회를 노리는 원톱이다. 돌파력과는 거리가 멀다. 이근호와 함께 한 골씩 책임진 왼쪽 윙어 조영욱은 지난해 U-20 월드컵에서 유명해진 공격수다. 조영욱 역시 창의성이나 드리블 능력과는 거리가 있다. 많은 활동량과 마무리 슛이 장점이다. 가장 유명한 두 선수 중 개인 기량으로 상대 수비를 부술 수 있는 인물은 없었다.

2선에서 공격을 지휘한 한승규와 윤승원은 각각 나름대로 창의적인 공격 전개가 가능한 선수들이었다. 특히 한승규는 패스를 뿌리고 경기를 조율하는 임무를 잘 수행했다. 지난해 울산현대에서도 종종 강력한 킥으로 멋진 장면을 만들었던 선수다. 그러나 한승규 역시 베트남 수비에 자기 힘으로 균열을 낼 만한 ‘필살기’를 가진 선수는 아니었다. 공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질 때는 깔끔한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그 이상 가는 창의적 플레이는 힘들었다.

공격 에이스 한두 명만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기 힘들다면, 한국은 조직적인 공격을 해야 한다. 동시에 아직 보여주지 않은 에이스의 능력을 어느 선수가 속에 품고 있는지 파악해 능력을 북돋아주는 것도 필요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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