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맨체스터시티 공격에 마침표를 찍을 스트라이커는 세르히오 아구에로뿐이다. 주젭 과르디올라 감독은 라힘 스털링을 대체자로 실험해 봤지만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1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17/2018 잉글랜드리그컵’ 준결승 1차전을 가진 맨시티는 브리스톨시티에 2-1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브리스톨은 챔피언십(2부)에서 4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맨시티는 전반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었으나 전반 44분 존 스톤스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줘 보비 리드에게 실점했다. 후반 10분 케빈 더브라위너가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추가시간에 셀히오 아구에로가 역전골을 터뜨렸다. 극적인 경기였다.

맨시티는 1.5군 정도 되는 선수단을 가동했다. 원톱 아구에로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대신 르로이 자네와 베르나르두 실바를 좌우 윙어로 배치하고, 원래 윙어인 라힘 스털링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이번 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14골을 터뜨려 팀내 최다 득점을 달리고 있는 스털링을 아예 공격수로 시험했다.

효율 낮은 슛을 자꾸 날렸다는 것이 맨시티의 문제였다. 맨시티는 슛 횟수에서 26회 대 8회로 압도했다. 그러나 맨시티의 슛 중 11개가 브리스톨 선수에게 걸려 골문으로 향하지 못했다. 상대 밀집 수비에서 완전히 벗어난 오픈 찬스를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유효 슛 횟수는 6회 대 3회로 근소한 우세에 그쳤다.

스털링의 경기력이 많이 나빴다고는 볼 수 없다. 스털링은 슛을 4차례 시도했고, 그중 수비 몸에 맞은 건 중거리슛 하나였다. 페널티 지역 안에서 유효 슛을 3차례 날렸다. 팀내 최다 시도에 해당한다. 스털링은 더브라위너의 동점골에 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비에 치중하는 상대를 뚫기에 원톱 경험이 적은 스털링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브리스톨 수비의 수준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대가 수비에 치중하는 경우에는 스털링처럼 스피드가 좋은 선수보다 좁은 공간에서 수비를 이겨낼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맨시티에는 그런 공격자원이 없었다. 좌우 측면에 배치된 자네와 실바가 단 한 번도 유효슛을 날리지 못하며 지공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아구에로가 투입된 뒤에야 문제가 해결됐다. 아구에로는 후반 25분 투입돼 추가시간까지 약 25분 동안 뛰었다. 단 한 번 날린 슛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실바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받아 넣은 헤딩슛이었다. 득점 직전 아구에로의 움직임은 잘 훈련된 공격수다웠다. 상대 수비수들이 밀집 수비를 하면서도 남겨놓은 좁은 공간으로 파고들었다. 센터백 아덴 플린트의 등 뒤로 바짝 붙어 시야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라이트백 베일리 라이트와 거리를 벌리는 위치선정이었다. 그 전까지 맨시티가 보여주지 못했던 플레이였다.

이날 아구에로에게 휴식을 주기로 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결정에는 일리가 있었다. 가브리엘 제주스가 부상당한 뒤 맨시티에 유일하게 남은 전문 원톱이라 아껴야 했다. 아구에로는 3~4일 간격으로 벌어진 앞선 5경기를 모두 뛰었다. 그중 4경기에서 선발로 뛰었고, 지난해 마지막 경기였던 크리스털팰리스전에서도 가브리엘 제주스의 부상으로 전반 23분 일찌감치 투입됐다.

맨시티 2진급 멤버 중 리그컵에 투입할 만한 스트라이커를 발굴하지 못한 가운데, 아구에로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제주스는 앞으로 최소 3주 가량 결장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그컵에서 순항 중인 맨시티는 그때까지 계속 과밀한 일정에 시달려야 한다. 15일 리버풀(EPL), 21일 뉴캐슬(EPL), 24일 브리스톨(리그컵), 26일 FA컵(상대 미정), 2월 1일 웨스트브로미치(EPL), 3일 번리(EPL) 등이다.

제주스의 복귀가 예상보다 늦어진다면 2월 14일에 열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도 맨시티 스트라이커는 아구에로 한 명뿐일 수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구에로까지 부상당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동시에 대체 공격수를 마련해야 한다. 스털링의 첫 번째 실험 결과는 실패에 가까웠다. 앞으로도 스털링을 공격수 자리에 적응시킬지, 다른 선수를 시험해볼지도 정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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