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한때 한국인 선수가 가장 많이 뛰는 유럽 리그였던 독일 분데스리가에는 이제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는 구자철과 지동원만 남았다. 두 선수는 만족스럽지 않은 전반기를 보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지난 달 16일 17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를 마치고 휴식기에 들어갔다. 분데스리가는 다른 유럽리그보다 유독 휴식기가 길다. 한달 가까이 리그가 멈춘다. 구자철과 지동원도 휴식기를 맞아 지난 달 한국에 들어왔다.

아우크스부르크는 2017/2018시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리그를 13위로 마쳤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에는 4라운드부터 줄곧 10위권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승점 24점을 얻어 리그 9위로 전반기로 전반기를 마쳤다.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출전권이 주어지는 6위와는 4점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팀은 잘 나가고 있지만 구자철과 지동원은 힘든 전반기를 보냈다. 구자철은 비교적 꾸준하게 기회를 받았지만 출전시간 대비 활약이 미흡했다. 지난 시즌 34경기에 출전했던 지동원은 후보로 밀려났다.

구자철은 올 시즌 17경기 중 14경기(선발 9경기)에 출전했다.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 받았지만 공격포인트는 하나도 올리지 못했다. 부상으로 한동안 결장했던 2012/2013시즌을 제외하면 구자철이 분데스리가 진출 이후 전반기에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반기 공격포인트가 없었던 것은 포지션 변경 때문이기도 하다.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나섰다. 팀 동료 미하엘 그레고리치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8골 2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탓에 구자철이 뒤로 밀려났다. 왼쪽 풀백 필립 막스의 오버래핑이 아우크스부르크의 주 공격루트로 떠오르면서 중원에서 패스에 능한 구자철의 장점을 보여줄 기회도 줄어들었다. 구자철도 “시즌 초반 아래에서 뛰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지동원은 아예 경기에 나설 기회가 부족했다. 전반기 3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마저도 후반 막판 교체 투입이었다. 전반기 동안 뛴 시간을 합치면 17분 밖에 되지 않는다. 9라운드까지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다가 10라운드 베르더브레멘 경기부터 3경기 연속 교체출전 했지만 짧은 시간 탓에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3라운드부터는 교체출전 기회마저 없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진은 쟁쟁하다. 최전방 공격수 알프레드 핀보가손은 부상을 털어내고 완전한 모습으로 돌아와 11골을 넣었다. 분데스리가 득점 3위에 올라있다. 측면에서도 카이우비와 마르셀 헬러가 활약하며 지동원의 자리가 나지 않았다. 신예 세르히오 코르도바에게 교체 순위에서도 밀렸다.

구자철과 지동원은 후반기 반전이 필요하다. 소속팀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고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도 바라볼 수 있다. 구자철은 전반기 마지막 출전한 샬케04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자신감을 찾았다. 구자철도 “전반기 말미에는 원래 포지션도 찾았고 스스로 느끼기에 컨디션도 좋았다”며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K리그 복귀설이 났던 지동원도 이적설을 부인하며 “훈련장에서 열심히 하면서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월드컵도 중요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기에 마누엘 바움 감독이 후반기 들어 전술에 큰 변화를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바움 감독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경쟁자들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야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두 선수는 한국에서 열흘간의 짧은 휴식을 마치고 지난 달 28일 독일로 출국했다. 팀 훈련에 합류해 13일 함부르크와 18라운드 경기를 준비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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