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17/2018 이탈리아세리에A’에서 유일한 무패팀이었던 인테르밀란은 겨우 5일 만에 두 번이나 졌다. 순위도 두 계단 떨어졌고, 주전 수비수 중 두 명이 다쳤다. 얇은 스쿼드가 1월 이적시장을 앞두고 덜컹거리기 시작했다.

인테르는 23일(한국시간) 사수올로 원정으로 치른 18라운드에서 0-1 패배를 당했다. 사수올로 주전 공격수 디에고 팔치넬리는 시즌 내내 골이 터지지 않아 고전하다가 이날 전반 34분 노마크 상태에서 시도한 헤딩으로 리그 2호골을 넣었다. 인테르는 후반 4분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주장 마우로 이카르디가 찼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득점 기회를 놓쳤다.

슈팅 횟수는 16회 대 9회로 인테르가 더 앞섰지만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답답했다. 인테르는 좌우 풀백의 공격 지원이 약하고 공격형 미드필더 적임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어찌어찌 16경기 무패 행진을 달려 왔다. 마우로 이카르디의 결정력, 이반 페리시치의 득점 가담력, 안토니오 칸드레바의 꾸준한 크로스 능력이 조합돼 한두 골을 만드는 저력이 있었다. 주앙 미란다와 밀란 스크리니아르, 골키퍼 사미르 한다노비치가 합쳐진 수비력도 훌륭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선수들에게 역할 배분을 잘 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16라운드 당시 12승 4무로 선두였던 인테르는 2경기 만에 3위로 떨어졌다. 16라운드에서 유벤투스와 0-0으로 비긴 건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16일 열린 17라운드에서 우디네세에 1-3으로 졌고, 이어 23일 18라운드까지 패배했다는 사실이다. 우디네세와 사수올로 모두 최근 상승세를 타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10위 아래에 위치한 하위권 팀이었다는 점에서 타격이 크다.

아직 2패에 불과하지만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 단조로운 인테르 전술이 상대팀에 읽히기 시작했고, 시즌 초중반 한골 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저력이 한골 차 패배로 바뀌었다. 인테르는 주전급 선수의 숫자가 한정돼 있고, 유럽대항전을 나가지 않기 때문에 세리에A에서 매 경기 같은 선수를 내보내도 체력 부담이 없다. 이 점은 시즌 초 빠른 조직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최근엔 전술의 경직성이라는 단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의 공격력 부족이 특히 눈에 띈다. 최근 마르셀로 브로조비치가 주로 맡는 자리다. 브로조비치는 성실한 선수지만 현재까지 3골 1도움에 그쳤다. 주앙 마리우는 방출설이 나오고 있다. 팀내에서 가장 테크닉이 뛰어난 보르하 발레로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경기를 조율하기 때문에 더 앞에서 활약할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현재 조합은 공수 양면에서 미드필더들의 영향력이 떨어진다. 역동적인 선수가 부족하다는 문제 때문에 상대 미드필더의 압박에 쉽게 당한다.

설상가상 믿음직한 두 수비수의 부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가장 좋은 활약을 해 온 다닐로 담브로시오와 센터백 미란다가 사수올로전 이후 MRI 검진을 받았다. 두 선수 모두 사수올로전 막판에 부상으로 교체된 바 있다. 이들이 빠질 경우 인테르가 잘 나갈 때 가장 돋보였던 수비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1월 이적시장이 다가오고 있지만 인테르는 돈이 부족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칙에 따라 큰돈을 쓸 수 없는 형편이다. ‘계열사’인 장쑤쑤닝에서 하미레스를 임대하는 방안 등 회계장부상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 위주로 노려야 한다. 오히려 주장 마우로 이카르디가 레알마드리드의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UEFA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인테르 선수들은 1월에 이적할 경우 바로 유럽대항전에 투입할 수 있어 매력적인 겨울 '매물'이다.

인테르는 부활 찬가를 부르자마자 위기설에 직면했다. 이번 시즌 당면 과제인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서는 4위 이상으로 시즌을 마쳐야 한다. 승점 40점인 인테르는 5위 라치오에 승점 4점 차로 추격당하고 있다. 인테르와 선두 나폴리의 승점차는 5점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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