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잊지 않겠습니다, 축구 영웅들’. 첫 골을 넣은 선수들은 유니폼 상의를 들어올리고 안에 적어둔 문구를 펼쳐 보였다. 19일 고척 스카이돔에는 감동과 재미가 공존했다.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홍명보장학재단(이사장 홍명보)이 주최한 ‘KEB하나은행과 함께하는 쉐어 더 드림 풋볼 매치(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7(이하 자선경기)’이 열렸다.

홍명보 이사장은 2003년부터 첫 경기를 시작으로 매년 겨울 소아암 환우를 비롯해, 각종 스포츠 복지 단체, 축구 유망주,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자선경기를 열고 있다. 15회째를 맞은 올해는 특별한 의미가 더해졌다. 이번 대회는 한국 축구 발전의 기반을 다져놓은 6인의 축구 영웅 김용식, 김화집, 홍덕영, 정남식, 최정민 선생을 기리는 테마로 마련됐다.

경기 시작에 앞서 한국 축구를 위해 노력한 6명을 기리는 영상이 재생됐다. 경기장 밖에서는 자선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이 직접 기증한 애장품 자선 바자회가 진행됐다. 자선 바자회와 캠페인을 통해 마련된 수익금은 국가대표 축구 선수 출신 원로들 중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위한 지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선수들은 골을 넣고 ‘잊지 않겠습니다, 축구 영웅들’, ‘당신들은 영원한 국가대표!’라고 적힌 티셔츠를 꺼내 보이며 축구 원로들을 기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세리머니도 있었다. ‘열정의 땀방울, 기억될 평창’이라고 적힌 문구를 관중석을 향해 보여주는가 하면 피겨스케이팅, 컬링, 알파인스키 등 동계스포츠종목을 흉내 내며 골 세리머리를 펼쳤다.

 

감동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자선경기인 만큼 현장을 찾은 팬들을 위한 재미도 있었다. 좋은 취지의 행사에 휴가 중인 많은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재성, 이근호, 김신욱, 정우영, 김영권 등을 비롯해 독일 분데스리가 휴식기를 맞아 방한한 구자철, 지동원 등도 함께 했다.

정대세는 자선 경기임에도 다른 선수들과 달리 열정적으로 뛰어다니며 관중들을 웃게 했다. 정대세는 전광판에 이민아가 비춰졌을 때 관중석에서 함성이 나오는 걸 자신의 발리슈팅 때문이라고 착각하고 관중들을 향해 키스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전 마라토너 이봉주는 경기장을 열심히 뛰어다닐 뿐 엉뚱한 곳으로 공을 패스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알베르토 몬디도 가장 열심히 몸을 풀고 경기장에 들어섰지만 공을 많이 만지지 못했다. 개그맨 서경석은 득점에 성공하고 세리머니를 하다가 넘어지기도 했다.

국가대표 공격수 김신욱은 대학 때까지 뛰던 포지션인 수비수로 돌아가 상대 공격을 막는 역할을 맡았다. 대신 같은 팀 김영권이 공격수로 올라가 활약했다.

사랑, 희망, 하나 세 팀으로 나뉘어 삼파전으로 치러진 경기에서는 하나팀이 2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하나팀은 장현수, 정우영(인천 대건고), 고요한 등이 연이어 득점을 성공시키며 6골을 넣었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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