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동아시안컵, 2017년부터는 동아시안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 된 대회는 규모는 작지만 의미 있는 대회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참가하지 못하다보니 변수도 많고 점검할 것도 많다. 부담도 작지 않다. 중국, 일본, 북한 등 가까이 있는 나라와 자존심 대결을 벌이다 보니 이기면 본전이고 지면 큰 비난에 직면한다. 생각보다 풍성했던 E-1 챔피언십 역사를 정리한다.

대회를 치르면 많은 일이 생긴다.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다. 그리고 이상한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역사가 길지 않은 E-1 챔피언십도 그랬다. 비중이 떨어지는 대회라고 여겨지지만,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장면도 많이 나왔다. 꼼꼼하게 살펴보면, ‘그게 이 대회에서 나온 일이었나?’라는 말이 무의식적으로 나올 정도다. 이 대회에서 나온 좋은 일, 나쁜 일 그리고 이상한 일을 정리했다.

#최고의 순간: 극적인 한일전 역전승(2010년)

한국은 2010년 대회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1차전에서 홍콩을 5-0으로 이겼으나 2차전에서 중국에 0-3으로 패했다. 중국에 33년만에 패배를 당하며 큰 비난에 직면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젊은 선수들은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도마에 올랐다. 개최국인 일본도 1차전에서 중국과 0-0으로 비기며 오카다 다케시 감독 경질설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3차전에서 일본과 만났다. 한 일본 언론에서는 한일전을 “단두대 매치”라고 불렀다. 경기 시작 후 먼저 웃은 팀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전반 23분만에 엔도 야스히토가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었다. 한국은 10분 뒤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동국이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전반 39분에는 이승렬이 역전골을 터뜨렸다. 선수들은 설을 맞은 한국팬에게 큰절을 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일본은 전반 41분에 수비수 다나카 툴리오가 퇴장당하며 힘을 완벽하게 잃었다. 한국은 후반 25분 김재성의 쐐기골로 3-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분위기를 극적으로 반전했고, 일본은 경기 끝난 뒤 거센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최악의 순간: 공한증의 끝, 완패(2010년)

한국은 중국에는 절대 지지 않는 팀이었다. 2010년 2월 10일까지는 그랬다. 한국은 대회 2차전 중국 경기에서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후반 15분에 덩줘샹에게 골을 내줄 때는 수비수들이 꼼짝도 하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무너졌었다. 취재하던 중국 기자들이 기자석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한국은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중국에 졌다. 33년간 이어진 공한증은 그렇게 완패로 막을 내렸다.

 

#이상한 순간: ‘을용타’ 사건(2003년)

2003년, 첫 대회에서 지금까지 회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전 중 이을용이 상대 선수 리이의 머리를 때려 퇴장 당했다. 경합 상황에서 리이가 이을용이 부상 당했던 부위를 가격하자 이을용은 이에 격분해 그대로 리이 머리를 때렸다. 이 장면 뒤에는 양 팀 선수들이 엉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이을용이 퇴장당하며 소동이 마무리 됐다. 경기는 한국이 1-0으로 이겼다. 이 ‘을용타’는 수많은 패러디를 남기며 지금도 기억되고 있다.

글= 류청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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