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최근 부진한 대표팀 성적, 불투명한 협회 운영 등으로 비판받는 상황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축구협회를 혁신하겠다고 이야기했다.

1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정 회장은 “대표팀 부진과 더불어 축구협회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 사이에 논란에 대한 사과, 그럼에도 대표팀과 축구협회를 응원해 달라는 당부를 반복했다.

 

신태용 감독 믿고 지원한다

정 회장은 신태용 감독을 신뢰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목표인 16강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자신이 직접 대표팀 관련 현안을 세밀해 챙기겠다고 이야기했다.

구체적인 지원책으로는 이미 알려진 외국인 코치 선임, 피지컬 코치 선임만 공개했다. 코치는 신 감독의 경험 부족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인물로 선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대표팀 지원 체계 강화도 조직개편의 일부라며 “지원 체계의 미흡한 점이 많이 발견됐다. 더 명확하게 책임과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아울러 11월 10일 콜롬비아, 14일 세르비아를 상대로 국내 평가전이 잡혔다고 발표했다.

 

히딩크 파문, 대표팀 부진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 미흡한 대응 인정한다

정 회장은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의 부임설에 대한 논란은 근본적으로 현 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초기 대응이 명확하지 못했다는 지적 겸허히 받아들인다. 그러나 사태의 본질을 덮을 순 없다. 대표팀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축구협회는 신 감독에게 변함 없는 신뢰를 보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사태의 본질에 대해 “카타르전, 중국전, 이란전, 우즈벡전 등이 복합돼서 그렇게 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김호곤 부회장이 문자 온 걸 기억 못 했다가 나중에 언론을 통해 밝혀진 것이 잘못이었다. 논란의 본질은 마지막 경기에서 (경기력이)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친 것이 가장 본질적이라고 생각한다. 우즈벡전에서 경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끝난 것처럼 이야기한 건 방송 관계자의 말을 듣고 그렇게 한 거였는데 감독의 잘못이라기보다 스태프가 잘 이야기해줬어야 하는 부분이었다. 그런 미세한 점들이 미흡했다”

 

기술위와 '대표팀 감독 선임위' 분리하겠다

정 회장은 조직 개편의 방향을 공개했다. 오래 지적 받아 온 기술위원회의 과도한 업무 및 책임을 분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대표팀 경기 성적에 따라 국내 축구 사기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번 월드컵뿐 아니라 다음, 다다음 대회를 위한 꿈나무를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이 실패할 때마다 기술위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해 한국 축구 발전의 연속성이 끊기는 점이 문제라고 이야기한 정 회장은 기술위원회와 별개로 ‘대표팀 감독 선임 위원회’를 두겠다고 말했다. 전직 감독, 기술위원장, 경기위원장, 월드컵 유경험자 들이 대표팀 감독 선임 등의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고, 기술위는 장기적인 한국 축구 발전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축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초등학생들의 8대 8 축구 도입, K리그 클래식 의무 출전 연령을 23세에서 22세로 낮추는 방안을 2019년부터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인적 쇄신과 구조 개편 준비 중, 늦어졌을 뿐

정 회장은 ‘정몽규 2기’가 출범한지 10개월 정도 됐지만 축구협회에 대한 경찰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협회 인사를 단행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조만간 검찰 발표가 있을 예정이므로, 관련자에 대한 징계와 해임 등 조치와 더불어 협회 인사 개편을 하겠다고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이 경질됐을 때 기술위원장에서 물러난 이용수 부회장이 여전히 임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해명이기도 했다.

한편 최근 밝혀진 협회 임직원의 비리 역시 비판의 대상인 가운데 정 회장은 관련 해명도 내놓았다. 임직원 배임을 미리 알아채지 못한 이유는 2013년 취임과 동시에 협회를 실사했을 때 금융정보를 조회할 권한이 없어 구체적인 배임 내용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 협회 예산이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는 점을 많이 발견했기 때문에 클린카드 도입 등 개선책을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신뢰 잃은 축구협회’ 지적엔 “나름대로 잘 해 왔다” 반박하기도

정 회장은 애초 올해 축구협회 목표가 4가지였는데 그 중 3가지를 달성했고, 나머지 하나도 약간 못 미쳤다며 축구협회의 한 해 운영에 대해 옹호했다. 정 회장은 “올해 목표는 첫때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 통해 여자대표팀이 월드컵 나가는 것, 둘째 FIFA 집행위 선거 통해 내가 국제 무대로 나가는 것, 셋째 U-20 월드컵 8강 진출, 넷째 A대표팀의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이었다”며 “많은 분이 수고해서 목표를 이뤘는데도 비판을 받았다. 축구 팬, 국민들의 높은 열망을 다시 확인했다. 더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축구협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무너졌다는 지적을 연거푸 받자 “최대한 열심히 해 왔다. 축구협회는 여러모로 변했고 노력하고 있다. 나 나름대로 항상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