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27분 만에 3골 연출, 서울의 리그 첫승 이끌어

[풋볼리스트] 취재팀= 무려 리그 개막 후 7경기에서 무승. 저주에라도 빠진 것 같았던 위기의 디펜딩챔피언을 구한 것은 데얀이었다. 경기 시작 27분 만에 1골 2도움을 몰아친 데얀은 FC서울과 최용수 감독이 기다린 2013시즌 K리그 클래식 첫 승리를 안겼다. 클래스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90분이었다.

데얀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서 서울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리그에서 4골을 터트리며 순조로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팀이 승리를 거두지 못해 고개를 들지 못했던 데얀은 이날 자신의 기량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전반 15분 나온 서울의 선제골로 반 이상 데얀의 골이나 다름 없었다. 고명진의 낮고 빠른 패스를 끊으며 그대로 페널티박스 안으로 돌진한 데얀은 침착한 볼 컨트롤로 대구 수비를 유린했다. 터치 한번과 움직임으로 대구 수비 둘을 한번에 따돌린 데얀은 자신을 막기 위해 몸을 던지는 골키퍼 조현우를 확인하고는 다시 한번 냉철한 판단을 내렸다. 슛을 쏘지 않고 조현우의 몸을 넘기는 토킥을 시도한 것. 이미 데얀은 반대편에서 골대로 쇄도하는 고요한의 움직임을 보고 있었다. 그렇게 넘어간 공은 고요한의 오른발에 걸리며 첫 골로 이어졌다.

4분 뒤 나온 서울의 두번째 골 장면에서도 데얀의 판단력이 돋보였다. 대구의 수비라인이 지나치게 전진한 것을 이용해 한번의 전진패스로 역습 상황을 만든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가 대구 진영에 있는 1명의 수비수만 요리하면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20미터 가량을 달리며 그 수비수를 자신에게 끌어 온 데얀은 반대편에서 움직이는 몰리나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몰리나는 왼발 슛으로 침착하게 골을 기록했다.

데얀의 활약은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두번째 골이 터지고 불과 7분이 지난 전반 27분, 데얀은 골에어리어 부근에서 대구 주장 유경렬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그는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은 뒤 지난 유로2012 이후 화제가 된 파넨카킥으로 마무리했다. 데얀은 자신의 K리그 100호골로 파넨카킥으로 터트린 바 있었다. 대범한 마무리였다.
3-0으로 도망가는 서울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데얀은 지능적인 움직임과 위협적인 연결 플레이로 대구를 몰아 부쳤다. 이날 골로 총 5골을 넣은 데얀은 리그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거기에 0이었던 도움도 2개를 추가, 공격포인트도 1위로 나섰다. 무엇보다 데얀의 활약이 긴 잠에 빠졌던 서울을 깨웠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데얀은 데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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